
지난 19일 중국의 환율시스템 개혁 선포는 글로벌 경제사의 기념비적 사건이 '될 뻔' 했다.
금융위기 `비상시국 대책`으로 달러 페그제를 고수한 중국의 환율 현실화는 그 자체 만으로도 세계 경제가 정상화됐다는 의미이자 그동안 환율 불균형으로 빚어진 글로벌임밸런스 등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시사됐다.
때문에 중국이 환율개혁 후 첫 외환거래에 들어간 지난주, 국제금융을 담당하는 기자로서 눈에 쌍심지를 켜고 위안화 환율 흐름을 보여주는 블룸버그 단말기를 내내 지켜봐야 했다.
첫 거래일인 21일 위안화 가치는 상하이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무섭게 치솟아 올랐다. 위안/달러 환율이 일관된 우하향(위안 강세) 추이를 보인 끝에 이날 위안은 달러 대비 무려 0.43% 절상됐다. 첫 날 외환 전문가들의 반응은 "중국 외환시장 자율화가 시작됐다"로 수렴됐다. "위안화의 본격적 절상이 시작됐다"라든지 "환율 효과로 중국 증시가 3500선을 넘볼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 의견도 나왔다.
상황이 급반전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22일 거래 시작과 함께 위안화 가치는 다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전 장 중 위안화가 전일 대비 0.21% 절하되자 전문가들은 "전일 급등에 따른 기술적 급락"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 같은 분석마저 오후 장에는 무용지물이 돼버렸다. 현지시간 오후 3시를 전후해 위안화가 오전장 대비 추가적으로 0.18% 절하되자 이때부터는 위안 절상을 제한키 위한 당국 개입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23~25일, 위안 환율은 0.1% 안팎의 고만고만한 움직임을 보이며 절상도 절하도 아닌 미지근한 상황이 이어졌다. 첫 이틀 거래일의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한 전문가들의 시각 역시 "의도적 변동성을 통한 정부의 환율 통제"로 굳어졌다.
절상을 기대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을 던져 준 '중국 유감'은 아직 언급하고 싶지 않다. '눈가리고 아웅 식 환율개혁' 이라는 비판의 날을 세우기에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환율 개혁 후 거래 첫 주 '이벤트'를 기대한 기자 개인으로서는 '너무 뻔한' 중국의 행보에 대한 실망이 일단은 크다. 중국의 '만만디'는 '역시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