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공시 "손 볼 곳 많네"

펀드매니저 공시 "손 볼 곳 많네"

권화순,전병윤 기자
2010.08.10 14:58

매니저 누락, 경력 반토막 등등… "정보 정확성 떨어져 도입취지 무색"

"어? 이상하다. 나는 왜 없지?"

A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금융투자협회 펀드매니저 공시사이트를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신이 펀드매니저로 등록이 안 된 탓이다. 이 매니저뿐만 아니라 A운용사 소속 직원 30명 가운데 공시에 올라온 매니저는 8명에 불과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9일부터 펀드매니저의 이력과 경력 등을 온라인 사이트(dis.kofia.or.kr)를 통해 공시하기 시작했으나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운용사처럼 펀드매니저가 누락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KTB자산운용도 주식·채권의 공모펀드 담당 매니저만 20여명에 달하지만 실제로 사이트에 올라온 인원은 5명에 불과했다.

실제로는 담당하는 펀드가 아닌데도 버젓이 운용 펀드로 나온 경우도 있다. 해외 위탁운용펀드의 경우 해외 매니저가 따로 있지만 엉뚱한 국내 직원이 운용하고 있는 걸로 공시됐다. 외국계 운용사 소속 펀드매니저의 운용 규모가 크게 부풀려진 이유다.

국내 펀드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자료 수집과정에서 실제 운용하는 펀드가 아니라고 협회에 해명을 했는데, 의사소통이 잘 안 됐는지 운용 펀드로 등록이 되 버렸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 제도는 단기간 여기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는 '철새 펀드매니저'를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해의 소지도 없지 않다.

예컨대 현대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평균 근무기간은 11개월에 불과하다. 이 운용사의 경우 설립된 지 1년 반 남짓 밖에 안된 터라 직원들 경력 역시 짧을 수밖에 없는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다.

자칫 철새 펀드매니저의 서식지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회사 설립일도 경력 란에 별도 표기를 해줘야 한다는 개선안도 나온다.

애널리스트 공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력이 가장 길어봤자 고작 5년 11개월 밖에 안 된다. 실상은 10년이 넘는 '베테랑' 애널리스트도 있지만 애널리스트 등록제도가 시작된 날(2004년 8월) 이후 경력부터 인정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경력을 인정해주고, 과거 성과에 따라 투명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 한다"면서 "앞으로 문제점을 보완해야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운용사 담당자로부터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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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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