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한 번 사면 무섭게 사는 外人"

[내일의전략]"한 번 사면 무섭게 사는 外人"

정영화 기자
2010.09.15 16:37

외인 나흘간 2조원 순매수, 지난해 3월 이후 40조원 이상 순매수

외국인은 통상 한 번 사기 시작하면 '무섭게' 산다. 외국인이란 결국 각국의 자금들이 모인 합이기 때문에 몰릴 때면 '밀물'처럼 밀려들지 찔끔찔끔 들어오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 방향성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4월에도 두 달간 10조원을 순매수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이 턴어라운드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3월 이후부터 이날까지를 기준으로 할 때 한국 코스피 시장에 40조6707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외국인 움직임 또한 그렇다. 외국인은 나흘 연속 4000억원이상씩 순매수하면서 나흘간 순매수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단기간 내 그렇게 무섭게 사들이면서 펀드 환매 부담에도 불구 주가는 1780선(9일)으로, 또 1800선(10일)으로, 그리고 15일엔 1820선까지 올라섰다. 박스권이라 여겨졌던 상단을 모두 뚫은 것이다.

일단은 박스권 논쟁은 잠정적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숨고르기가 나타나더라도 그 폭이 워낙 완만해서 아래로 급락할 기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에 박스권 상단이라고 여겨졌던 1760~1780선을 일단 넘어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차티스트)은 "코스피는 이전 저점과 패턴상 '2중 바닥'을 형성한 후 단기 상승 추세대를 형성하며 단기간에 100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 과정에서 5일선을 중심으로 한 상승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전형적인 단기 강세 흐름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코스피시장이 '브레이크 아웃(Breakout) : 박스권 돌파'했다는 것이다. 기술적 보조지표로 판단해 봐도 현 국면은 점차 단기 과매수권에 진입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 축적 과정을 거친 후 완만한 상승흐름을 보일 것으로 김 연구위원은 기대했다.

증시가 조금씩 과열 분위기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업종별로 상황이 다 다르고 워낙 점진적으로 올라서 체감 온도가 아직 뜨겁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외국인 주도로 오르는 업종이 있는 반면, 전혀 못 오르는 업종이 있어 상승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것이 역으로는 증시가 단기간내 무너질 패턴이라기보다는 꾸준히 오를 수 있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완만하게 올라가는 데다 밸류에이션도 비싸지 않고, 내부적으로 보면 펀드 환매가 계속되는 등 사람들이 여전히 증시 급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에 '과잉'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금처럼 자산가격이 완만하게 올라야 추세의 연속성이 강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시황팀장은 "지금 시장은 외국인 주도의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라고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지금은 업종별로 실적 전망 및 업황에 따라 '온도'차이가 나는 상황이라서 여기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자동차나 중국 내수관련 성장주, 턴어라운드주인 조선업종은 급등하는 반면 IT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등락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IT의 대표주인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의 경우 현재의 PER(주가수익배율)이 7배가 채 안 되는 상황으로 매우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업황의 바닥확인은 연말쯤 되어서야 가능하다는 전망 등으로 인해 모멘텀 플레이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역시 최근 코스피에는 열심히 '매수'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비중을 줄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3분기 어닝시즌이 되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보다 낫다는 판단이 생기거나, 주가가 싸다는 공감대가 생기게 된다면 업황이 돌아서기 이전부터 이를 선반영해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최 팀장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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