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셋투자자문, 한셋사모기업인수증권투자회사1호에 22억 소송
투자자문사가 자신이 투자하고 운용했던 사모펀드(법인)를 대상으로 소송전을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일명 '김연아주 펀드'로 불리는 '한셋사모기업인수증권투자회사1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셋투자자문은 지난 17일 '한셋기업인수펀드'를 상대로 21억9479만원 규모의 수수료 지급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모펀드는 지난 2006년 2월 120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비상장사에 투자해 우회상장 한 뒤 지분 매각으로 수익을 거두는 펀드다. 만기는 7년이며 운용은 한셋투자자문이 맡았다.
이 펀드는 비상장사였던IB스포츠(1,710원 ▼14 -0.81%),삼영엠텍(11,090원 ▲590 +5.62%), A엔터테인먼트사에 주로 투자했다. IB스포츠와 삼영엠텍 상장에는 성공,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소속사였던 IB스포츠 주가가 올해 2월23일 최고 5450원까지 급등하면서 펀드는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IB스포츠 주가는 지난 5월 김 선수와 결별하면서 고점 대비 현재 2260원까지 반토막 났다.
IB스포츠의 주가가 반토막 난 것보다 A엔터테인먼트사의 상장에 실패한 것이 펀드 수익률을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비상장 엔터테인먼트주에 집중투자해 상장시켜 차익을 얻는 전략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한셋펀드는 투자금의 60% 가량인 70억원을 A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는데 금융위기 등으로 엔터테인먼트 업황이 급격히 식으면서 A엔터테인먼트가 급기야 자본잠식상태에 이르렀다.
장부상 한셋펀드의 초기 자본금 120억원이 순자산 133억원까지 늘었기 때문에 9.7%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한 A엔터테인먼트사가 자본잠식까지 전락하며 회사의 존립마저 위험한 상태에 처하면서 속으로 골병이 든 셈이다.
장부상 IB스포츠와 삼영엠텍 매각 차익(63억원), A사 투자금 70억원을 더해 순자산가치가 133억원에 달하지만 A사 투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은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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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셋펀드는 한셋투자자문에게 A사 투자에 대해 책임이 있다며 지난 2월 운용계약을 해지했다. 그간의 성과보수와 운용 보수 일부(21억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한셋투자자문 관계자는 "지난 2006년말 성과보수 4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지급했고, 지난 2007년부터 계약 파기 전까지 운용 보수를 지급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6년말에는 펀드 순자산가치가 120억에서 300억원 가까이 됐는데, 계약상 당시 주가를 반영해 성과보수를 지급키로 했었다"면서 "성과보수 절반을 줬는데 주가가 급락했다고 나머지를 안 주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계약상 펀드의 성과보수는 연도별로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말 성과보수가 40억원인데, 그 중 20억원만 지급됐다. 펀드는 속성상 보유자산이나 주식을 팔아 보수 결제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펀드 설정기한이 7년 만기이기 때문에 일단 절반의 성과보수만 받고 나머지는 뒤로 미룬 것으로 증권가는 해석하고 있다.
한셋펀드의 투자 실패로 이 펀드에 투자한 건설근로자공제회 등 투자자들이 연쇄 손실을 입게 됐다.
한셋펀드에 가장 많은 금액(40여 억원)을 투자한 곳은 흥국운용의 '태광하이클래스사모채권혼합10호'로 이 또한 사모펀드다. 이 펀드의 만기는 올해 11월 14일이다. 투자자들 사이의 합의로 만기가 이월(롤오버)될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하면 11월에 펀드를 청산해 수익과 손실을 확정지어야 한다.
태광펀드에는 또 건설근로자공제회가 8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에서 한셋펀드에 투자한 자금이 40억원이다. 태광펀드가 수익이나 손실을 확정지으면 건설근로자공제회까지 도미노 손실을 입게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셋펀드는 만기가 2013년 만기이기 때문에 손실을 확정짓지 않아도 되지만, 태광펀드는 투자자의 요구시 손실이 확정된다"며 "김연아 펀드에 대한 욕심에 자칫하면 사모펀드의 줄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