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사성어 중에 '철중쟁쟁(鐵中錚錚)'이란 것이 있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해석하면 '쇠 가운데서도 소리가 가장 맑다'는 뜻이다. 후한의 시조 광무제가 전쟁 중에 항복한 서선(徐宣)의 사람됨을 평가한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꾸로 해석해보자. 철은 아무리 소리가 맑아도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은 아니다. 그저 철일 뿐이다. 평범한 금속이라는 한계는 그대로다. 사람으로 치면 고만고만한 무리 가운데 그나마 뛰어난 사람으로 한정된다.
4일 주식시장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철중쟁쟁'이다. 그간 시장 상승에서 소외돼 있었던 건설주와 증권주가 오래간만에 일제히 상승했다. 최근 증시에서 금과 은이 자동차주나 화학주 등이었다면 건설주와 증권주는 말 그대로 '고철'에 불과했다.
건설주는 건설시장 침체와 미분양 물량에 발목을 잡혀 '고철'로 전락했고, 증권주는 시장 상승에도 거래가 침체되며 약세를 보였다. 그랬던 건설주와 증권주가 이날 증시에서 깜짝 상승했다. 두산건설은 6.9% 올랐고 GS건설도 6% 가까이 올랐다.
대림산업과 경남기업 현대산업은 4~5%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주 중소형주를 안 가리고 상승하는 모습이다. 증권도 마찬가지다. 한국금융지주가 3.3% 상승한 것을 비롯, 대우증권 1.8%올랐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SK증권도 강보합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숨 고르기 장세 속에서 그간 소외됐던 종목들을 대상으로 '키 맞추기'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했다. 지수가 1900선에 바짝 다가서며 커진 심리적 부담감에 이미 충분히 상승한 주도주 보다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들을 사들이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이나 은의 값이 너무 올라갔으니 이제 투자자들이 철도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포함을 시키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금과 은의 쓰임이 있다면 철도 나름의 가치를 갖게 마련이다. 철이면 어떠한가. 수익률만 높으면 되는 것 아닌가.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예상되는 순환매 장세에 대비하기 위해 '키 맞추기' 관점에서 소외주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은 금융 은행 건설 쪽이 당분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IT주도 그간 시장에서 대표적인 '고철'주였다. 반면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했다. 삼성전자에 14만주 이상의 외국인 순매수가 몰렸고 하이닉스에는 50만주 가까운 매수 주문이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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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들이 상당부분 상승하다보니 최근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IT쪽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라며 "IT주가 바닥은 찍었지만 추가 상승 모멘텀이 나오려면 미국 고용지표 개선 등 선진시장의 경기회복세가 확인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