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동부그룹에서는 '조용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계열사인동부하이텍(158,500원 ▲5,900 +3.87%)이 이사회를 열어 보유하고 있던 동부메탈 지분 46.28% 가운데 5%포인트를 대만 차이나스틸에 매각키로 결정하면서다.
이번 지분 매각이 특별한 것은 동부하이텍 재무개선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점 외에 동부메탈의 제값을 받겠다는 김준기 회장의 뚝심과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차이나스틸이 매입한 가격은 총 478억원(150만주)으로 주당 3만1867원. 불과 1년 전, 김 회장은 이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 동부메탈 지분을 팔아야할지 고민해야 했다.
당시 동부하이텍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메탈 지분 매각을 추진했지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여의치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주당 2만원 이상에 팔겠다는 제안을 냈지만 산은은 주당 1만1600~1만1700원 선에서 요지부동이었다. 금융위기 전에는 한 프랑스 기업과 주당 4만 6600원~5만 3300원까지 협상이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천양지차다.
그렇다고 마냥 팔지 않고 갖고 있을 수도 없었다. 채권단과 약속한 재무개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부메탈 지분 매각은 필수적이었다.
결국 김 회장은 사재를 내어 동부메탈 지분 50%를 3500억원(주당 2만 3333원)에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승부수는 1년 만에 빛을 발하게 됐다. 대만 기업이 매입한 주당 가격은 산은 제시 가격의 3배, 1년 전 김 회장이 사재로 매입한 가격보다도 26.8% 높은 수준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일부 지분 매각이지만 앞으로 매각 협상에 기준 가격이 될 수 있다"며 "나머지 지분 매각도 다각도로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 순간의 선택, 리더의 결단에 따라 수 천 억 원이 왔다갔다 것이 기업 경영의 현실이다. 동부그룹은 김 회장의 결단으로 동부메탈 헐값 매각을 막고 훨씬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김 회장의 성공과 동부그룹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