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반전 카드 꺼내나

현대차그룹 반전 카드 꺼내나

문병선 기자
2010.11.19 16:32

막판 뒤집기 실패시 책임자 문책설 파다

더벨|이 기사는 11월18일(17:08)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딜은 끝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의 말이다.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탈락했으나 본계약 체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말이다. 마지막 뒤집기를 못할 경우 M&A 관련자 문책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비장의 카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현대건설 매각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상황을 뒤바꾸라는 '특명'을 현대자동차그룹 M&A 실무진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이나 IB(투자은행)들에게 현대차는 주요 고객"이라며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할 경우 이들 은행은 주요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지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자리'를 내놓고서라도 현대건설을 인수해 오라는 것으로 파악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바꿀 수 있는 전략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현대건설 M&A의 책임을 맡았던 고위급 임원들의 경우 실패하면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기관과는 소동마저 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거래단절 이야기까지 오고간 것으로 안다"며 "(현대차그룹측) 책임자들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했더라도 포기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자체적으로 분석한 패인 중 하나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나간 전략이 꼽히고 있다. M&A 협상 초기부터 쉽게 이길 것으로 자신한 나머지 현대그룹측의 공세에 '무대응'으로 덮거나 '조용한 전쟁'을 치르려 하면서 상대적으로 현대그룹 관련 정보에 밝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탈락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공세 전략으로 상황을 뒤바꾸어야 한다는 내부 지적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거론되는 현대차그룹측 전략은 대략 두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심사를 다시하도록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와 매각주관사를 압박하는 것이다. 현대그룹이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 잔고의 실체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것도 현대차그룹측의 이러한 전략과 뒤이은 강한 이의제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뒤에도 시끄러운 상황이 계속됐다"고 했다.

현대그룹이 제시한 예금잔고의 실체가 만일 '옵션'이 부여된 인수금융 자금으로 드러난다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직전에 현대그룹이 받았던 평점을 낮출 수 있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1점 내외의 근소한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빙자료 부적합'을 근거로 내세우며 현대그룹측 점수가 깍이면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 전략은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상황에서 가능한 것인지 적법 논란이 불가피하다. 과정상 부적합했더라도 이미 발표된 결과는 구속력을 갖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현대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해주더라도 향후 본계약 체결에 앞서 요구될 추가 증빙서류 심사에서 보다 깐깐한 조건을 내세우게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단이 이미 발표한 내용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며 "추가 증빙서류 제출 심사때 서류 조건을 강화하는 것은 매각측의 권한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측의 이러한 전략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사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관련 문제가 논의됐고 어느때보다 투명하게 심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예금 잔고에 대해 "잔금 금액은 맞고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주식매매계약서(SPA) 사인 이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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