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물류업계 CEO들의 '아쉬운' 퇴장

[기자수첩]물류업계 CEO들의 '아쉬운' 퇴장

기성훈 기자
2010.12.01 08:32

국내 물류업계의 전문경영인(CEO)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러나고 있다. 이들이 취임 당시 내놓은 화려한 청사진도 빛이 바래고 있다.

우선CJ(224,500원 ▼3,000 -1.32%)그룹 계열사인 CJ GLS는 김홍창 대표이사가 지난달 말 그룹 정기 인사에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CJ그룹에서 수많은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는 스타 경영인으로 올 초 CJ GLS로 오자 큰 주목을 받았다.

첫 사장급 CEO가 취임하면서 회사 내부에선 공격 경영 기대로 들떴다. 실제 그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 매출 3조원 달성'을 제시했다. 중국 시장을 거론하며 인수·합병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표시했다.

정작 김 사장의 취임 일성은 '바람'으로 끝났다. 그는 뜻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11개월 만에 자리를 옮겼고, 그 공백은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박재영 현대로지엠 대표(부사장)도 12월 중순까지만 출근한다. 2년 간의 임기가 만료된 때문이다. 취임 당시 현대택배(현 현대로지엠)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부상하면서 재무통인 그가 맡게 됐다. 경영권 방어, 지배구조 개편 등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박 대표에 대한 신뢰가 반영됐다. 하지만 사명도 바꾸고 공격경영에 나선 첫 해 그는 물러나게 됐다.

김경배 대표(부사장)가 1년 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현대차(531,000원 ▼25,000 -4.5%)그룹 물류 계열사인글로비스(227,000원 ▼11,500 -4.82%)의 상황도 비슷하다. 김 대표 이전 CEO들이 수개월마다 바뀌며 글로비스는 내홍을 겪기도 했다.

업계에선 그룹 '회전문' 인사의 한계가 아니냐고 아쉬워 한다.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키기보다 그룹 물량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보는 국내 물류기업의 '한계'라는 것이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DHL, 페덱스 등 외국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물류업계 영업이익률은 2∼3% 수준으로 해외 기업의 3분의 1 수준이다. CEO들이 짧은 임기 속에 장기 비전을 갖고 회사를 성장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그룹이 물류계열사를 바라보는 시선 변화가 절실하다.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에 머물러서는 물류업계의 장밋빛 전망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