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재계 1위 삼성이 스타를 끊었다. 이재용·이부진 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이재용 사장은 68년생, 이부진 사장은 70년생으로 두 사람 모두 40대 초반이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신임 사장 승진자 9명 중 5명이 부사장 1년차 미만에서 발탁됐다. 삼성의 역대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큰 변화가 없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한 재계 3위 SK그룹도 세대교체를 택했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형제 경영'의 토대를 공고히 했다. 63년생으로 40대 후반인 최 수석부회장은 신설된 그룹 부회장단을 이끄는 임무도 맡았다.
사장단 인사에서도 고참 최고경영자(CEO)들이 후선으로 물러나고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사장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번 인사로 SK 주요 13개 계열사 CEO 평균 나이는 지난해 56.9세에서 55.5세로 낮아졌다.
어느 시대, 어느 분야든 세대교체는 필요하다. '젊은 피'가 수혈되면 조직에 활력이 생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도 빨라지게 마련이다.
다만 세대교체에 따른 후유증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조직이 젊어지고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면 그에 따른 위험도 함께 커진다. 고용불안감도 높아질 수 있다. 신임 임원진의 나이를 보면서 일반 직원들은 자신의 '은퇴나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950명의 직원이 정년퇴임을 한다고 한다. 한 기업에서 한해에 1000명에 가까운 직원이 정년을 맞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고용이 안정돼 있다는 뜻이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면서도 세계 1위 조선사이자 세계적인 종합중공업그룹으로서 경쟁력을 갖췄다.
2010년 연말 재계의 세대교체가 '나이'를 뛰어넘는 진정한 체질개선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안정된 고용을 자랑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회사가 많이 나오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