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빌딩 1층에 닭 대신 메밀...왜?

하림빌딩 1층에 닭 대신 메밀...왜?

김희정 기자
2011.03.30 14:07

[마켓스토리]

▲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 길 건너 하림빌딩 사옥 1층에 자리잡은 메밀전문점 '맷돌소바'의 방앗간. 돌맷돌을 돌려 메밀가루를 만드는 공정을 직접 볼 수 있다.
▲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 길 건너 하림빌딩 사옥 1층에 자리잡은 메밀전문점 '맷돌소바'의 방앗간. 돌맷돌을 돌려 메밀가루를 만드는 공정을 직접 볼 수 있다.

강남에서도 요즘 '핫'한 맛집들이 줄지어 있다는 신사동 가로수길 입구. 신호등 하나만 건너면 의외의 토속적(?)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투명한 유리 방앗간 속에서 돌맷돌이 돌고 있는 것. 논현동 하림빌딩 1층의 '맷돌소바' 매장이다.

메밀은 제분 후 4일이 지나면 열화가 시작돼 신선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백령도 메밀을 그날 사용할 분량만 매장 앞 자체 도정시설에서 제분하는게 원칙. 도정장치가 매장의 절반 이상을 가리고 있지만 돌맷돌 덕에 홍보효과가 적지않아 다른 위치로 옮겨지진 않을 듯하다.

그런데 하림빌딩 1층에 치킨집도 아니고 메밀집이 들어선 이유는 뭘까.

맷돌소바는 하림그룹 계열사인 천하제일사료가 운영하는 외식매장이다. 매장을 오픈한지 1년 반, 아직 2호점은 없다. 국내메밀농가에게 안정적 공급처를 만들어주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한 맷돌소바 매장직원은 "회장님 본인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주일에 한두번이상 맷돌소바에서 식사를 한다"고 말했다.

하림그룹과 얼핏 어울리지 않는다 싶은 사업은 또 있다. 하림그룹사들이 총 450억원을 출자해 지난 4월 출범한 에코캐피탈은 여신 전문 금융업체다.

에코캐피탈의 여신금리는 담보가 있을 경우 7.5%. 담보가 없어도 하림계열사와 거래하면서 신용을 쌓아온 농장주라면 10%안팎의 금리로 대출받아 시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 자본금 450억원 중 상당액이 이미 양축농가들에게 대출 완료됐다.

에코캐피탈 관계자는 "농협에서 정책자금을 받은 농가들은 담보가 이미 잡혀 있어, 추가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우리에게 돈을 빌려간 농장주는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사무실을 지키는 경우가 드물다. 주로 계열농장이나 협력농장을 방문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현장형 CEO 수준이 아니라 아예 농부형 CEO다.

요란하게 광고홍보를 하느니 제품이 자라는 현장, 농장에 투자한다. 사료, 사육, 도축, 가공을 비롯한 하림그룹의 전 사업은 양축농가가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기업문화가 워낙 보수적이다보니 지주회사 전환 작업도 보도자료 한 번 배포하지 않고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내주 중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 승인을 받으면하림홀딩스,선진지주, 제일홀딩스, 농수산홀딩스 등 4개의 중간 지주회사를 오는 2013년까지 하나로 통합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결 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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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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