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공시읽기 14, 액면병합/분할 下]
2011년 3월 11일 열린 코스닥 상장사케이씨피드(2,915원 ▼45 -1.52%)주주총회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주요 안건은 액면분할. 최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이례적인 안건이라 통과 여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국 최대주주와 경영진이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총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액면분할을 제안한 소액주주들은 유통주식을 늘려 주가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진도 주식이 저평가 됐다는 점에 동의를 한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바람대로 액면분할이 결정된 다음날 케이씨피드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개미들은 싼 주식을 좋아해
액면분할은 주권 1주당 가격을 일정비율로 나누고 현재 주가도 그만큼 낮추는 것이다. 재무 상태나 자본금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고 주식 수만 늘어난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이 살아난다 싶으면 너도나도 액면분할에 나서는 이유는 뭘까.
케이씨피드의 주식분할 결정 공 시중 '3 주식분할목적'에서 보듯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식거래 활성화'가 1차 목적이다. 아무리 주식이 좋아도 시장에서 유통이 안 되고, 사고 팔 수가 없다면 관심에서 멀어진다.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1주의 덩치를 줄여 시장에서 쉽게 사고팔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액면분할은 '싼 것이 좋다'는 개인투자자의 생리를 노리는 측면이 있다. 기업가치나 성장성에 상관없이 일단 비싸면 선뜻 손이 안가는 개인투자자들이다.
케이씨피드 공시를 보면 분할 전 1주의 금액, 즉 액면가가 5000원이었다. 액면분할 후는 500원이다. 가격이 10분의 1로 줄었다. 대신 발생주식총수는 종전 111만주에서 1110만원으로 10배 늘어난다. 유통주식수가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는 액면가가 보통 5000원이다. 매매편의를 위해 2500원, 1000원, 500원, 100원 등 5000원 배수 단위로 결정된다. 2011년 4월 19일 현재 724개 종목(우선주, 외국주권 등은 제외) 중 5000원짜리가 360개로 가장 많고, 2500원 20개, 1000원 51개, 500원 284개, 200원 6개, 100원 3개 등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1017개 종목 중 500원 짜리가 905개로 가장 많다. 5000원 47개, 1000원 30개, 100원 26개, 200원 6개, 2500원 3개다. 액면가 분포만 보더라도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차별성이 뚜렷하다. 개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코스닥 시장에서 액면분할의 약발도 그만큼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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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싼가? 착시효과 주의해야
하지만 "회사 내용은 좋다는 데 주가가 1만원도 안 되네"하고 덤볐다가 만만치 않은 고가 주식임을 뒤늦게 알고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액변분할로 인한 '착시효과' 탓이다.
2008년 1월 28일 10분의 1로 액면분할을 결정한넥센타이어(7,350원 ▼100 -1.34%)주가는 2011년 4월 19일 현재 1만4550원이다. 하지만 액면가 500원을 액면분할 전인 5000원으로 환산하면 14만5500원으로 결코 '싼 주식'이라 할 수 없다.
코스닥 상장사인CJ오쇼핑(59,300원 ▼800 -1.33%)주가는 22만2100원인데 2010년 2월 액면분할 전으로 돌아간다면 지금 주가의 2배인 22만4100원이다. 개인투자자가 손을 대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극단적인 예로 액면가 200원인한전KPS(60,600원 ▼2,200 -3.5%)와한전기술(163,900원 ▼4,900 -2.9%)을 들 수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각각 3만4500원, 7만2500원이지만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하면 86만2500원, 181만2500원이다. 삼성전자 주가와 맞먹거나 이를 훨씬 앞지른다.
이 두 종목은 액면분할을 한 것을 아니지만 액면가 '착시효과'를 잘 설명해 주는 사례다. 착시효과를 막기 위해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등에서 제공하는 투자정보화면을 보면 액면가 5000원이 아닌 주식 앞에는 '*' 표시를 확인할 수 있다.
액면분할 절차는 '이사회 결의->주총 특별결의->구주권 제출->명의개서정지->신주권 교부->신주권 상장' 순이다. 구주권 제출 전일부터 신주권 상장 전날까지 주식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짧게는 이틀이지만 길게는 1개월이 걸려 무작정 액면분할을 호재로만 생각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상승장에 효과가 있지만
2010년 액면분할 종목 중 리홈은 액면분할 직전 30일간 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 수)이 43.74%에 달했지만 액면분할 후 30일간은 59.88%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일진다이아는 분할 전 145.54%였다가 분할 후 103.55%로 오히려 줄기도 했다. 액면분할 후 회전율이 무조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주가 흐름 역시 속단 할 일은 아니다. 보통은 액면분할 결정 후 주가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반짝 효과'에 그치는 사례도 많다.
2011년 유가증권 시장에서 액면분할을 결정한 종목은 동성화학, 동성홀딩스, 골든나래리츠, 월비스, 신풍제약 등 모두 18개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넥스, 미디어플렉스, PN풍년 등 8개가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이들 종목 중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재상장된 종목은 2011년 4월 20일 현재 없지만 액면분할 공시 후 주가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1년 3월 7일 액면분할을 발표한 동성화학은 3월 8일부터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3월 11일 2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2011년 4월 19일 현재 2만1350원으로 액면분할 결정전일(1만4300원)보다도 여전히 높다.
하지만 '반짝효과'에 그칠 수도 있다. 케이씨피드는 2011년 2월 11일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12일 상한가(2만1550원)를 기록했지만 13일엔 12.06% 급락했다. 매매거래 정지 직전일인 4월 12일 현재 1만9050원이다.
일반적으로 액변분할이 결정된 뒤 변경상장일 전까지는 주가가 대부분 오르지만 실제 액면분할 후 1개월 동안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간별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