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멀리 보면 쉬어가는 게 낫다

[내일의전략]멀리 보면 쉬어가는 게 낫다

엄성원 기자
2011.05.06 17:22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5월 첫 거래일 2220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조정을 받으며 2150선 아래로 힘없이 물러났다. 무엇보다 지난달 이후 계속된 증시 질주를 이끌었던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들이 부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6일 코스피지수가 1.5% 이상 급락한 데 대해 2차 양적완화 종료로 미국의 경기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우리 증시의 급등 피로감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경기 모멘텀 약화는 여러 모로 우리 증시에 부정적이다.

우선 1분기 실적 발표 마무리된 상황에서 한동안 글로벌 증시에 상승 탄력을 공급하던 미국의 추가 경기 상승 기대마저 사라지면 현 조정 국면을 깰 수 있는 반등 실마리를 찾기 힘들어진다. 아울러 미국의 경기 우려가 가중되면 자동차, 화학 등 견고한 수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던 주도주들에 대한 재평가도 불가피해진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와 관련, "미국 증시는 그동안 'Economic'(경기)과 'Earning'(실적)의 이른바 '2E' 서프라이즈가 상승 발판이 돼왔지만 1분기 실적 발표 마무리와 2차 양적완화 종료는 이 같은 상승 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 증시도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는 또 달러 강세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의 증시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이머징 증시는 원자재와 함께 대표적인 비달러자산으로 꼽힌다. 양적완화가 끝나고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증시 등 이머징마켓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의 회수를 서두를 우려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이머징 증시 중 아직 자금을 빼지 않은 우리 증시와 대만 증시가 모두 지난달 이후 급등한 상황이어서 지금이 차익 실현을 위한 적기가 될 수 있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12일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서며 코스피지수 급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일 1990억원, 3월 346억원, 4일 141억원으로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를 축소하더니 급기야 이날 2394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근 순매도는 특히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한국타이어(24,000원 ▲1,200 +5.26%),기아차(159,200원 ▲8,400 +5.57%),한화케미칼(40,300원 ▲3,150 +8.48%),현대차(508,000원 ▲35,000 +7.4%),OCI(197,200원 ▼2,600 -1.3%),일진머티리얼즈(45,100원 ▼400 -0.88%).현대모비스(407,000원 ▲17,000 +4.36%),현대중공업(389,500원 ▲13,500 +3.59%),SK이노베이션(120,400원 ▼1,400 -1.15%),LG화학(344,500원 ▲21,000 +6.49%)등 단기간 급등했던 기계, 자동차, 화학업종에 치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조정이 길게 갈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잠시 쉬어가는 단기 조정의 기회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기업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우리 증시의 가격 매력도가 여타국 증시에 비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업실적과 수급의 측면에서 우리 증시의 내실은 몰라보게 성장했고 수익성과 안정성의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라면 우리 증시는 놓치기 싫은 매력적인 시장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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