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투자직후 안진회계법인으로 변경...김일섭 "규모 큰 회계법인 당연"
포항공과대학교법인(이하 포스텍)이 지난해 6월 부산저축은행에 500억원을 투자한 직후 이 대학 감사위원이 회장을 맡고 있던 한 회계법인이 부산저축은행의 회계감사권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이 회계법인이 회계감사를 맡게 된 과정에 주목, 부적절한 거래나 모종의 대가관계가 있었는지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31일 검찰과 금융권, 부산저축은행 관계자 등에 따르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6월 연간보수액 2억원으로 부산저축은행의 회계감사권을 따냈다. 포스텍이 KTB자산운용을 통해 부산저축은행에 500억원을 투자한 직후다. 당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김일섭 회장은 포스텍 감사를 겸직 중이었고, 장인환 KTB자산운용사 대표는 포스텍에서 자금운용 자문위원을 맡고 있었다.
김 회장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안진회계법인이 부산저축은행 회계감사를 맡게 된 것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겠지만, 포스텍에서 거액이 투자된 만큼 보다 규모가 큰 회계법인으로 바꿔 철저하게 감시하도록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맡기 전에는 D 회계법인이 부산저축은행 회계감사를 몇 년 간 맡아왔다. D 회계법인은 2009년 1억3500만원, 2008년 1억2500만원에 부산저축은행의 회계감사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포스텍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KTB자산운용을 통해 부산저축은행에 투자된 법인 기금 500억원을 모두 손실 처리하기로 의결했다. 또 "소송을 제기, KTB자산운용으로부터 손실을 배상받겠다"는 입장이다.
대검 중수부는 안진회계법인이 회계감사권을 따낼 당시의 결정과정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관계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특히 포스텍 등이 거액을 투자한 배경에 정권실세 등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한편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윤여성(56·구속)씨가 은진수(50)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 김종창 당시 금융감독원장에게 부탁, 금감원 감사를 완화해달라고 청탁한 만큼 조만간 김 전 금감원장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