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이마트, 기업도 쪼개지네?

신세계-이마트, 기업도 쪼개지네?

김희정 기자
2011.06.16 07:13

[新공시읽기24-기업분할]기업가치는 불변, 재상장 후 주가는 희비교차

"백화점 살까, 대형마트 살까."

두 업태를 동시에 운영해온 신세계가 기업분할을 하자 투자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애널리스트들도 두 기업 중 유열을 가리느라 바빴다.

명암은 확실히 갈렸다. 분할 후 첫거래일인 지난 10일 이마트 주가는 7.26% 하락했지만 신세계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기업분할 뉴스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다.

◇한 지붕 복수가족, 시너지가 없다면…

주식이 병합되거나 분할되듯 기업도 쪼개지고 합쳐진다. 인수합병과 기업분할은 반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기업사냥꾼들이 재정이 어려운 기업을 인수하고 분해해서 비싸게 되파는 일이 다반사였다.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기업구조조정이 급해지자 1998년 12월 상법을 개정해 기업분할의 물꼬를 텄다.

신사업을 기존사업로부터 독립시키는 분사(spin-off)도 광의의 기업분할로 보는 게 일반적인데, 기업분할과 분사가 다른 점은 분할 후 설립된 기업이 독립적인 경영권과 주주권을 갖는다는 점이다.

기존사업의 매출비중이 압도적으로 크고 신사업의 성격이 기존사업과 달라 두 사업을 한 회사에서 병행하기 어려운 경우 주로 기업분할을 실시한다. 일부 사업부를 독립회사로 분리시키면 모회사는 기존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독립회사 역시 모회사의 간섭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를 나누면서 기업분할을 단행한 경우가 많다. 오너 일가나 대주주간의 이해상충으로 회사가 나눠지는 경우도 있다.

◇물적분할 vs 인적분할

기업분할은 분리되는 기업의 주주구성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물적분할과 인적분할로 나뉜다. 분할 후 새로 출범하는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가 100% 보유하면 물적분할, 기존 회사의 주주들에게 배분하면 인적분할이다.

지난 2월 15일 신세계의 회사분할결정 공시를 보면, '1. 분할방법' 항목에서 '분할되는 회사의 주주가 분할신주 배정기준일 현재의 지분율에 비례해 분할신설회사의 주식을 배정받는 인적분할'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분할비율은 자본금 분할비율에 따라 신세계와 이마트의 분할비율을 0.261대 0.739로 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신세계로서는 자본금이 73.9% 줄어드는 것이므로 형식상으로는 감자와 같은 절차를 거치게 된다.

신세계는 기업분할의 목적으로 이마트와 백화점의 업태가 달라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어렵고 사업별 책임 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최고경영자는 완전한 분리보다는 연계성은 유지하되 별도 회사로 가는 게 경영전략이나 기업문화, 혹은 주가 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일 때 인적분할을 결정하게 된다.

반면 물적분할은 회사의 일부분을 따로 떼어서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위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물적분할로 쪼개져 나온 회사는 모기업의 100%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분할 후 별도로 상장되지 않고 비공개 회사로 남는다.

기업분할은 회사를 매각하거나 인수합병(M&A)할 때 유리하다. 감자나 주식매수 부담이 없기 때문에 경영진이나 대주주에게 부담이 없다. 기업분할결정은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되지만 분할이 내키지 않아도 소액주주들이 현실적으로 안건을 부결시키기는 건 어려운 일이다.

◇기업분할은 주가에 호재일까

인적분할 이후 기존 회사는 물론 분할된 회사도 재상장과 등록 절차를 밟으면 상장등록이 가능하다. 회계상 이미 상장등록기준을 통과한 회사를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누기만 한 것이기 때문에 심사통과가 어렵지 않다.

결과적으로 한 종목이 두 종목으로 나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존 분할 전 회사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은 두 종목의 주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이 때 재상장·등록되는 기업의 주가는 시가총액을 분할비율로 나눠 결정한다. 시가총액이 100억원인 기업이 5대 5로 분리된다면 각각의 기업의 시가총액은 50억원이 된다. 분리된 시가총액을 각 회사별 주식수로 나눈 것이 분할 후 재거래될 때의 기준주가가 된다.

기업을 쪼개도 있던 가치가 없어지거나 배가되는 게 아닌 만큼 전체 기업 가치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분할 후 독립경영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분할설이 돌면 주가는 상승해왔다. 하지만 막상 분할공시가 나오면 주가는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질적 분할효과보다는 심리적인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막상 인적분할로 기업이 쪼개지고 나면 신세계와 이마트처럼 두 기업의 주가가 명암이 엇갈리게 보통이다.

인적분할은 장외기업이 심사를 거치치 않고 우회상장(back door listing)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비상장기업이 일단 상장기업을 합병한 후 이를 다시 인적분할하면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재상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업분할을 통해 비상장기업을 재상장기업으로 재탄생시킴으로 대주주들은 기존 비상장주식을 장내에서 현금화하거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로서는 자칫 기업의 근본체력과 관계없는 머니게임에 말려들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2007년 분할된 코스닥기업코아크로스(351원 ▼14 -3.84%)는 주요 사업부문을 매커스라는 신설회사로 분할했다. 존속법인인 코아크로스는 부실 사업부문을 맡았고, 2007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에야 비로소 흑자전환했다.

지난 2008년 분할한 LS네트웍스(구 국제상사)는 신발사업을 인적분할해아티스(10,000원 ▲220 +2.25%)라는 별도회사를 설립해 재상장했다. 하지만 아티스는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재상장 당시 6000원이었던 주가는 300원까지 떨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이처럼 부실기업을 분할한 뒤 재상장하거나 존속법인에 부실 사업을 존치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상장기업의 분할재상장제도를 강화해 오는 8월 30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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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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