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한 수단' 규정 지나치게 모호" 법원에 신청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혐의로 기소된 초단타 매매자, 이른바 '스캘퍼'들이 기소의 근거가 된 자본시장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5일 법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캘퍼 손 모씨 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자본시장법 178조 제 1항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범죄와 형벌은 미리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수단'이라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한 규정을 근거로 검찰이 ELW 거래 행위를 자의적으로 판단해 기소했다는 주장이다.
바른이 법원에 위헌심판을 신청함에 따라 법원은 이를 검토한 후 헌법재판소에 위헌 제청을 하게 된다. 만약 헌재에서 해당 조항을 위헌으로 판결하면 그 즉시 법적 효력이 없어진다.
지난 4월 검찰이 스캘퍼와 증권사 직원 2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구속한 이후 증시에서는 전용선 제공 등의 관행이 불법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용선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기관 투자가나 VIP 고객을 위해 증권사가 공공연하게 제공하는 특별 서비스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이미 1심 2차 공판을 마친 스캘퍼들이 자본시장법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 심판 제청을 신청하면서 검찰에 기소된 12개 증권사들도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 주 검찰은 12개 증권사 전·현직 사장과 증권사 임·직원 18명에게 공소장을 전달했다. 증권사들은 법무법인을 선임하고 소장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법무팀장은 "검찰의 기소 내용이 타당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구심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검찰 기소의 근거가 됐던 자본시장법의 위헌 공방이 시작되면서 이번 소송은 상당히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헌재가 위헌으로 본다고 해서 스캘퍼들이 바로 무죄로 결론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검찰의 기소로 급물살을 타던 이번 사건이 초기 국면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