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의 담보역할 축소 불가피..글로벌 자금, 단기 해외자산 회수 우려
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한국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전망이다.
한국 채권 시장에선 단기적으론 외국인의 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선진국 채권의 대안으로 부각돼 장기적인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5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시 한국 금융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가 유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선 AAA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가 대부분이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에선 싱가포르가 포함돼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AAA등급의 국채 비중을 따져보면 미국이 59.33%으로 가장 많고 프랑스 11.73%, 영국 11.07%, 독일 6.59% 순이다.
AAA등급 국채가 의미를 갖는 것은 단순히 투자 대상일 뿐 아니라 금융 거래의 담보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타 금융기관과 거래를 할 때 담보물로 제공하는 데 가장 먼저 활용되는 것이 무위험 자산인 AAA국채다.
이 때문에 미국 단기국채는 마이너스 금리에도 거래되기도 한다. 마이너스 금리란 의미를 채권을 매수한 사람이 채권 발행자에게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다. 담보용으로 채권을 활용하기 위해 이자를 주고라도 미국 국채를 매수했던 것이다.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이 AAA를 잃었다는 것은 이같은 담보 기능도 잃었다는 의미다. 미국 국채를 담보로 활용했던 투자 기관은 다른 유동성을 확보해 담보를 대체해야 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선 결국 해외에 투자했던 자산을 회수해야 한다. 비교적 손쉽게 자산을 회수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 금융 자산이다.
홍정혜 연구원은 "미국 국채의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다른 AAA등급 채권으로 이를 대체해 활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미국 국채를 담보로 활용했던 금융기관들은 해외 자산 매각을 우선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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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기적으론 미국 국채를 대신해 신흥국 국채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 이나 OPEC 등의 국가는 미국 국채의 매수 속도를 줄이고 있다.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통화로 통화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보유 비중을 사상 최고치로 경신하는 것은 이같은 기조를 반영한다.
특히 한국 채권은 국가 재정건전성이 우수하고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 외국인의 채권 매수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대우받았던 미국 국채가 일반적인 채권의 하나로 인식되는 변화를 갖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 국채를 대신할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미국 국채를 대규모 매도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기호가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