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美전초기지 '아레나넷' 가보니

엔씨소프트 美전초기지 '아레나넷' 가보니

시애틀(미국)=조성훈 기자
2011.08.28 12:00

[르포]

↑마이크 오브라이언 아레나넷 대표
↑마이크 오브라이언 아레나넷 대표

미국 서북부 최대 도시 시애틀(Seattel)에 인접한 소도시 벨뷰(Bellevue). 세계 IT업계를 호령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신흥강자로 부상한 아마존닷컴, 커피전문점의 대명사인 스타벅스 본사가 자리한 시애틀 시내에서 차로 20분정도 떨어진 이곳에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북미 게임스튜디오 '아레나넷'(ArenaNet)이 둥지를 틀고 있다.

시애틀의 위성도시 격이지만 이곳에도 굴지의 IT기업들이 많다.

미국 4위 통신사인 독일계 ‘T모바일’ 본사가 아레나넷에서 불과 걸어서 5분 거리다. 아레나넷 옆건물에는 특허괴물로 악명높은 ‘인터렉추얼벤처스’가 자리하고, 아래층에는 세계5위 휴대폰 제조사로 급부상한 중국 ZTE의 북미법인이 버티고 있다.

아레나넷은 엔씨소프트의 북미시장 전초기지와 같다. 직원이 27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지난 5월 이곳으로 옮겼다. 새 스튜디오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레나넷은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워크래프트와 세계적인 게임 네트워크 배틀넷(Battle.net) 개발에 참여했던 핵심 임원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이들이 개발한 게임 타이틀 누적 판매량만 수천만장에 달할 정도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다중접속게임(MMO)을 개발하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200여명의 개발자 모두 전략게임 차기작인 길드워2 마무리에 여념이 없습니다. 내일 개막하는 팍스(PAX) 게임쇼에도 출품하고 가을께 한국에서 열리는 G스타쇼에도 나갈 겁니다”

아레나넷 공동 설립자인 마이크 오브라이언 대표는 밝은 목소리로 기자를 맞았다.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경기침체의 어두운 기운을 이곳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아레나넷 사무실에는 길드워 등의 게임속 이미지들이 갤러리의 명화(名畵)들처럼 곳곳에 전시돼있다. 상상력과 영감이 경쟁력의 중추인 만큼 언제든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 있는 보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디자인 관련 부서 근무자는 늦은 시간임에도 '길드워2'에 등장하는 휴먼족 전사의 캐릭터 디자인에 여념이 없다. 수염하나 하나도 마치 실물과 같은 생생함을 불어넣기 위해 실제 인물들의 수염사진을 참고하며 전자펜으로 고쳐 넣었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한쪽에서는 캐릭터의 동작을 3D로 렌더링하며 분석하고 있다.

길드워2는 2007년부터 벌써 4년째 개발중이다. 전작보다 2배나 많은 인력을 투입한 '대작중의 대작'으로 세계 온라인 게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2005년 처음 출시된 길드워는 엔씨소프트 글로벌화의 상징과도 같다. 전세계 게임쇼에서 호평을 받았고 올 초에는 700만 사용자들 돌파했다. 정식출시도 안된 길드워2가 기대감을 모으는 것도 전작의 성공에 기인한다.

이날 아레나넷은 길드워2 동영상과 테스트 버전 게임을 공개했다. 전작에 비해 웅장하고 화려한 3D그래픽은 마치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게임의 스토리가 탄탄해졌고 고정된 이야기만이 아닌 돌발상황(다이내믹이벤트)을 발생시키고 여기에 게임 참가자들이 공조하는 소셜게임(Social-Game) 요소도 반영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전작의 판매량(700만장)을 충분히 넘어설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스튜디오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직원들의 휴식공간. 사무공간 이상으로 라운지와 카페테리아, 게임 및 운동방 등을 갖춘 것이다. 4년간 길드워2 개발에 몰입한 만큼 아직 아레나넷은 적자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세계 최고 개발자들이 흔들림 없이 창의성을 고취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 대한 홀대론 마저 제기되는 한국과는 천양지차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스튜디오 근무환경은 세계 최대 게임사인 블리자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면서 "최고의 개발자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야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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