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유령의 재등장, 요동치는 증시 어디로

리먼 유령의 재등장, 요동치는 증시 어디로

권화순 기자
2011.09.26 06:22

증시 '시계제로'....."10월까지 변동성 장세 지속"

주식시장이 '시계제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8월 '패닉증시'를 맛볼때만 해도 2008년 '리먼 사태'와 같은 위기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한 달 만에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글로벌 공조가 난항을 겪으면서 유럽 재정위기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재정위기가 신용경색,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양상이며,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대외 이슈에 고스란히 노출된 국내 주식시장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서도 특히 큰폭으로 하락, '글로벌 저질체력'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다시 나타난 리먼 유령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 지수는 무려 103.11포인트(5.73%) 폭락해 1697.44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17일 1675.6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700선이 무너진 것은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럽 위기가 국내 증시를 강타한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무려 474.87포인트(2172.31->1697.44)나 급락했다. 특히 이 달 들어 낙폭은 182.67을 기록했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 후 첫 영업일인 지난 2008년 9월 16일 코스피 지수는 1387.75를 기록했었다. 이후 500포인트 빠지기 까지는 4개월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재정 위기 때는 단 2개월도 되지 않아 비슷한 낙폭을 보였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6조7259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셀코리아'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개인과 기관이 각각 3조2207억원, 3조292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폭락장의 주범으로 외국인이 지목된다.

특히 8월 주가 폭락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외환시장까지 최근 크게 출렁거리면서 외국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금융시장 공포는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위기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한 국내 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는 지난 23일 45.95로 연중최고치(8월 10일, 50.11)에 바짝 다가섰다.

적어도 10월말 까지 국내 증시는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우선 이달 29일 독일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이 의회를 통과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이번주 초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트로이카(EU-ECB-IMF)의 실사도 재개된다.

10월 초로 넘어가면 그리스 자금지원 문제와 이탈리아 국채만기 이슈가 관심사다. 여기에 스페인의 대규모 국채만기 도래, 무디스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여부도 10월 시장 흐름을 쥐락펴락 할 것으로 보인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5월 그리스 구제금융 신청 이후 시장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봤는데 1년이나 유보됐다"면서 "정책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마찰음도 많고, 국민과 정부의 갈등도 심화돼 긴축 이행이 잘 될지 우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11월 찬바람이 불면 안정이 될 거란 일각의 낙관도 있지만, 일단 변동성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멸을 막기 위해 결국 글로벌 공조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 국내외 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쌓아 두고 있다는 점, 국내 외환보유고가 건전하다는 점에서 지나친 비관론을 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이사는 "주가순자산배율(PBR) 1배 이하(코스피 1650선)로 가기 위해선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유럽의 신용경색 수위가 높아지거나 독일에서 EFSF 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라며 "하지만 자칫 공멸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독일 등이 글로벌 공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동향도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변수다. 홍 팀장은 "금융기관 부실로 신용경색,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1500원선도 갈 수 있다"면서도 "미국 기업이 돈을 많이 갖고 있고, 국내 외환 건정성이 양호해 상승 속도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이후 그리스 문제가 가닥을 잡는다는 전제 하에 재정건전성, 외환건전성, 펀더멘털(기초체력)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증시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셀코리아' 기조도 한 풀 꺾일 거란 낙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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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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