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않고 본사상품 판매치중, 외국계 운용사 실태조사

운용않고 본사상품 판매치중, 외국계 운용사 실태조사

임상연 기자, 엄성원
2011.10.17 06:30

블랙록·슈로더운용등 펀드 대부분 위탁운용… "직접운용 비율 높여라" 창구지도

금융당국이 국내 진출한 외국계 자산 운용사들의 직·간접운용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펀드를 직접운용하지 않고 간접운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본사와 계열사의 상품 판매에만 치중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늬만 운용사'인 이들 외국계는 매년 수십, 수 백 억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투자보다는 배당을 통한 자금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선진금융기법 전수나 고용창출 등 국내 펀드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외국계 운용사들에게 '국내운용비율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의 펀드 직, 간접운용 실태를 조사하고 나아가 직접운용 비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특히 외국계 운용사들이 향후 5년간 매년 직접운용 비율을 얼마나 높일 것인지 구체적인 수치목표를 계획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그동안 구두차원의 조치는 있었지만 직접 수치목표를 제시하도록 창구지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업계 자율로 구속력이 없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계획서를 제출했으니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외국계 운용사들의 펀드 운용방식을 규제하고 나선 것은 지나치게 간접운용에만 치중, 자본시장 개방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슈로더운용과 블랙록운용, 얼라이언스번스틴운용은 전체 펀드 중 간접운용 비율이 거의 100%에 육박한다. 피델리티운용, 프랭클린템플턴운용 등도 전체 펀드의 절반이상을 간접운용하고 있다.

이들 외국계 운용사는 국내에서 재간접펀드(Fund of funds)나 미러펀드(Mirror Fund, 복제펀드)를 만들어 투자자를 모집하고 실제 운용은 글로벌 본사 또는 계열사의 펀드에 재투자하거나 아예 위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국내에서 만든 펀드는 단순히 투자자 모집을 위한 수단일 뿐 사실상 글로벌본사와 계열사의 펀드를 가져다 파는 것과 다름없다.

업계관계자는 “100% 외국자본으로 설립된 순수 외국계 운용사일수록 펀드 간접운용이 심하다"며 "이들 순수 외국계는 '무늬만 운용사'일 뿐 사실 글로벌 본사의 한국 영업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간접운용에 치중하는 것은 펀드매니저나 리서치 등 전문인력을 채용하지 않고도 손쉽게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자산운용사의 특성상 전문인력이 적으면 적을수록 이익은 커지 게 마련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슈로더투신운용은 공모 주식형펀드가 5조717억원으로 업계 6위이지만 전체인력은 업계 13위인 한화자산운용(90명, 6월말 기준)의 절반수준인 45명에 불과하다. 또 펀드매니저는 5명(공모펀드, 10월 기준)으로 한화자산운용(37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다른 외국계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들은 국내에서 영업하면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펀드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직접운용 비율을 높일 수 있게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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