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폐수처리설비 도입 시급하다

[CEO칼럼]폐수처리설비 도입 시급하다

이영규 한텍엔지니어링 대표이사
2011.11.21 06:01

나라 안팎이 '쓰레기'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최근 해양 환경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리 정부도 국제적 기류에 맞춰 폐기물 해양투기를 법적으로 금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국토해양부는 바다에 투기되는 육상폐기물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해양환경 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축분뇨 및 하수슬러지는 내년 1월1일부터, '음식물류 폐기물 폐수'는 2013년 1월1일부터 각각 해양배출을 전면 금지한다. 이어 2014년부터는 모든 종류의 폐기물에 대한 해양배출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1993년 12월 런던협약에, 2009년 1월 런던의정서에 각각 가입했지만 연간 450만톤의 육상폐기물을 바다에 버려 온 대표적인 해양오염국가다. 런던협약과 런던의정서는 육상폐기물 해양배출 규제에 대한 국제협약이다.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면 폐기물들을 고스란히 육상에서 떠맡아야 한다는 사실에 관련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육상의 쓰레기 처리시설이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쓰레기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것이 환경 보호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육상처리 시설이 완비될 때까지 만이라도 해양배출 금지 조치를 철회해 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장기간 추진해 온 정책이라지만 런던의정서의 당사국들이 준비했던 30~40년의 준비기간과 비교할 때 우리의 준비기간 5년은 너무 짧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우려와 달리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국제적 기류는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안이다. 언젠가는 꼭 시행해야 할 일라는 점에서 그렇다. 정부 역시 특정 이해관계자의 주장에 휩쓸려 의지를 번복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폐수처리시설 도입의 시스템화가 선행돼야 한다. 당장은 해양으로 가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쓰레기매립지로 몰리겠지만 이마저도 2016년 매립종료를 앞두고 있어 영구적인 대책은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해양배출이 전면 금지되는 시점인 2012년 1월이 되면 국내 육상처리시설 확충 지연으로 전국 26개 시·군에서 발생한 슬러지 하루 1569톤이 처리에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축산폐수의 경우 현재 많은 축산폐수처리장이 예산부족과 민원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설사 착공하더라도 완성까지 최소한 4~5년이 소요된다. 현재 가동 중인 축산폐수처리장 중에서도 기술력 미비로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는 곳도 많다.

상황이 이처럼 다급함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폐수처리설비 지원책이 수립되지 않아 제도 시행 후에 벌어질 상황에 걱정부터 앞선다. 각 지자체 별로 음식물 처리기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와 함께 근원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는 육상 폐기물 처리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

폐수처리설비는 공장이나 사업소 가정 등에서 배출되는 폐수 속의 유해물질이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지만 최근 폐수처리 기술은 단순히 폐수처리에서 나아가 폐수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 등을 공정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써 폐수처리비용을 에너지비용 절감으로 상쇄하는 기술까지 개발돼 있다. 폐수처리설비 도입비용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인식해서 도입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대책도 이와 관련이 깊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녹색산업에 대한 수출금융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폐기물처리와 바이오가스의 개발연구(R&D)에 대한 지원금액도 2배 이상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기업들이 먼저 폐수처리와 같은 환경설비를 설치하거나 선진 기술을 연구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기업들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소극적 환경정책에서 탈피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깨끗한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환경설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폐수를 적합하게 처리하면서 오염원 배출을 최소화하고 운영에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장 제도 시행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폐기물처리 시설 부족으로 애꿎은 국민이 그 피해를 떠맡게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정부·기업·민간이 함께 움직여 빠른 시일 안에 '폐기물 해양투기 전면 금지' 라는 국제적 시류에 부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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