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반년 전까진 '성장동력'이라더니

태양광, 반년 전까진 '성장동력'이라더니

심재현 기자
2011.12.06 07:57

[기자수첩]

'굿바이OCI(368,000원 ▼3,500 -0.94%)', '태양광 비중은 10% 미만'.

최근 몇몇 증권사에서 내놓은OCI머티리얼즈분석 보고서의 제목이다.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모기업인 OCI의 주가가 꺾이고 덩달아 OCI머티리얼즈 주가도 동반급락하자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보고서이다. 전체 매출에서 태양광 사업 비중이 많지 않다며 수습에 나선 것이다.

보고서는 삼불화질소(NF3), 모노실란(SiH4) 등 낯선 용어를 동원해가며 바닥을 헤매고 있는 모기업 OCI 및 태양광 사업과의 '거리두기'에 집중했다.

실제로 태양광 사업 비중이 전체의 1/10에 불과한 회사가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애널리스트가 과도한 주가 하락에 대한 분석을 내놓는 것은 당연한 '직무'일 터다.

문제는 보고서의 일관성과 시점이다.

태양광 사업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OCI머티리얼즈도 OCI와 동반 상승하던 반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태양광 사업 비중이 작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보다는 태양광 '테마'를 즐겼다. 태양광이 시장의 화두가 되면서 OCI머티리얼즈가 '양수겸장'을 누리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주류였다.

태양광 사업 비중이 극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성장 모멘텀'이라며 태양광을 치켜세웠던 애정이 채 식기도 전에 이제는 태양광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SK텔레콤(95,100원 ▼500 -0.52%)의 하이닉스 인수를 두고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달 중순 SK텔레콤이하이닉스(1,286,000원 ▼7,000 -0.54%)본입찰에 참가한 직후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 인수로 SK텔레콤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지난 7월초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를 제출할 당시만 해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최선의 선택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었다. 4개월만에 뒤바뀐 보고서를 받아본 투자자들 사이에선 "어쩌란 말이냐"는 반응이 나올수 밖에 없었다.

'고무줄 보고서'라는 말은 하루아침에 시장에서 일반화 된 게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시장의 불신을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의 신뢰를 떨어뜨려온 과거를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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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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