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통법 무산, 350조 국민연금 주식운용 발목

단독 자통법 무산, 350조 국민연금 주식운용 발목

임상연 기자, 조철희
2012.02.13 04:31

연기금 '10%룰' 적용 완화 시행 못해...증시체질 개선도 물거품 우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35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의 기금 운용이 계속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연기금 주식투자의 최대 걸림돌인 '10%룰' 완화 규정이 들어 있어서다.

'10%룰'이란상장사 주식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는 지분 변동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를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보유지분이 10%를 넘으면 주식을 한 주라도 사고 팔 때마다 공시의무가 발생한다.

연기금들은 '10%룰'에 따른 공시 부담과 투자전략 노출 등을 우려해 개별 종목 주식을 10% 넘게 매수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10%룰'이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식 운용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12일 금융당국 및 연기금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연기금 주식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연기금의 '10%룰'을 완화 근거를 마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주주의 공시의무를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 제173조에 '전문투자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해 보고내용과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것. 연기금의 효율적인 주식운용을 돕기 위해 예외 규정을 둔 것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주요주주의 공시의무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법 개정 없이는 연기금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개정안에 법적 근거를 만들고 시행령을 개정해 연기금의 '10%룰'을 완화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애초 금융위는 이달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곧바로 시행령을 고쳐 연기금의 공시의무를 현행 5일 이내에서 분기당 한번(지분변동일이 속한 분기말 이후 열흘이내)으로 완화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연기금의 '10%룰' 완화 시점이 불투명해지게 됐다. 이 관계자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활성화는 기금 운용 수익성 개선은 물론 대외변수에 취약한 증시체질 개선과 직결된 문제"라며 "(개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연기금도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 무산에 허탈해하고 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공시부담으로 인해 국내 연기금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별종목 지분을 10% 이상 매수하지 않는다"며 "만약 이를 초과하는 경우 주식을 처분해 지분율을 낮추기도 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2009년 지분 10%가 넘는 종목들의 주식을 일괄 처분해 지분율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연기금 시장 관계자는 "'10%룰'은 연기금의 공시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투자전략까지 노출시키게 된다"며 "이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연기금이 한 종목에 10% 이상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개정안 처리 지연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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