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3대 주주, 왜 삼천리에 반기 들었나

외국계 3대 주주, 왜 삼천리에 반기 들었나

김동하 기자
2012.02.16 04:40

주가 6년전 투자시점 보다 낮아…호주 SRI펀드 경영진에 '반기'

삼천리에 6년 넘게 투자해온 '헌터홀투자자산운용'(이하 헌터홀) 등이 현 경영진에게 '반기'를 든 것은 무엇보다 주가가 부진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됐다.

삼천리(133,000원 ▼2,600 -1.92%)주가는 이들이 6년 전 투자할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2005년 11월 11만원대에서 2007년 2월 24만8000원까지 올랐지만 5년이 지난 현재 9만4300원으로 60% 넘게 하락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푸어스(S&P)가 삼천리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냉랭한 반응을 보인 상태다.

헌터홀 등은 외국계(23.6%)와 국내(9.1%) 기관투자가들과 연대하면 지분 31.5%를 보유한 경영진과 표대결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삼천리에는 이른바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도 투자했다. 이번에 소액주주모임과 함께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 해임 등을 주주제안한 헌터홀은 호주의 SRI(사회책임투자)펀드다.

삼천리는 자산 2조원에 순자산이 1조1400억원인데도 시가총액은 38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PBR(주가순자산배율)은 0.3배에 불과하다.

매출은 지난해 3조원에 육박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5억원, 349억원으로 이익률이 낮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하반기에 19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특히 2009년 삼천리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던 삼탄을 매각, 주주들과 증권업계의 눈총을 샀다. 삼탄 지분매각 당시 삼성증권과 동부증권은 삼천리의 목표주가를 각각 13%, 24% 하향 조정했다. 소액주주들은 한 대표가 2009년말 자회사 삼탄 지분을 저가에 매각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연탄 및 도시가스사업으로 성장한 삼천리는 민자발전 등 신사업에 진출하며 에너지업체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금융계열사 삼천리자산운용에 6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발전사 에스파워를 출범했다. 에스파워는 삼천리가 지분 50%를 보유한 민자 발전(IPP) 자회사로 한국남동발전, 포스코건설 등이 합작투자했다.

그러나 외부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않다. S&P는 지난 9일 삼천리가 에스파워의 최대주주가 된 데 대해 중단기적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낮춰 지정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나왔다. KB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삼천리에 대해 단기간에 영업이익이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원열 연구원은 "도매공급비용 상승, 기온상승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 판매량 감소, 광명열병합발전소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지난해) 4분기에 영업적자가 커졌다"며 "신규 수익원 역할을 기대한 집단에너지사업, 친환경 녹색성장사업의 수익창출력이 아직 부족해 단기간에 영업이익이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천리 측은 연탄·도시가스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2005년부터 발전·집단에너지사업 등 신사업을 가시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천리 관계자는 "헌터홀 측의 구체적인 주주제안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발전과 집단에너지사업 등 신사업에서 가시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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