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치 1번지이자 자본시장의 심장인 서울 여의도에서 '막장드라마'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4·11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자 정치권은 어김없이 선명성 경쟁에 색깔론 등을 들고 나오며 '시청자'(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공교롭게도 장기 파업 중인 일부 방송사 노조는 "'막장드라마'의 끝을 보고야 말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공정성을 해치는 경영진의 퇴진을 이번에 관철시킨다는 의지다.
여의도 증권가 역시 '막장드라마'가 재방되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28일 11개 종목을 불공정거래한 혐의로 시세조종꾼과 사이비전문가 등 30명을 검찰에 고발한 게 일례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영락없는 '막장'이다.
A씨는 상장주식 수가 적고 거래량이 미미한 중소형 우선주를 대상으로 수개월 동안 지속적인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일반투자자들의 묻지마식 우선주 투자열풍이 일자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해 40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코스닥업체 대표이사를 지낸 B씨는 경제성이 있는 금광 개발에 나서는 것처럼 일반투자자를 속여 주가가 상승하자 신주인수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팔아치워 이득을 얻었다. 한 케이블TV 방송에서 증권 전문가로 활동하던 C씨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신이 추천한 주식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줬다.
증권가 '막장' 출연자의 공통점은 보는 이들에게 물질적인 손실을 준다는 것이다. 출연진의 행각도 문제지만 '대박'을 꿈꾸며 비이성적인 열기에 휩싸이는 투자자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국의 단속에도 정치테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 열풍이 식지 않는 것도 같은 연유에서다.
사실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를 혐오하면서도 좀처럼 외면하지도 못한다. 때론 비판하기 위해, 때론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보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도 시청률이 저조하면 조기에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막장이 현실화되지 못하도록 감시망을 보다 촘촘히 하는 당국의 노력 못지않게 허황된 꿈은 일찌감치 접는 투자자의 지혜도 필요하다. 보는 이조차 파괴하는 '막장' 투자 드라마는 이제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