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스탁론, 옥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자수첩]스탁론, 옥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김성호 기자
2012.05.02 05:30

"스탁론(Stock Loan) 제도는 주식 투자자들이 대부업체를 이용한 위법적 거래를 막는 순기능 역할도 있습니다. 무턱대고 옥죄다가는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본지에서 '금융당국, '테마주 돈줄' 스탁론 옥죈다'라는 기사가 나간 후 스탁론 관계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왔다. 요지는 정부의 스탁론 규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스탁론의 순기능적 역할과 감독당국의 규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폐해 등이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스탁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유는, 스탁론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 테마주의 '돈 맥'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스탁론은 지난해 11월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1월 말 1조116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3월 말에는 1조2280억원으로 불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독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면서 스탁론 규모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데, 테마주에 대한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효과가 없는것은 증권사의 신용공여와 함께 스탁론이 투자자들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증시에서 정치 테마주는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일명 '작전세력'은 특정종목을 정치 테마주로 엮어 수백 억원의 부당 차익을 얻고 있으며 그 사이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개미들은 불나방같이 달려들어 그야말로 쪽박을 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감독당국이 시장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작전세력을 잡아내고,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일종의 '빚'이 되는 신용공여 및 스탁론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스탁론의 순기능도 한번쯤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스탁론이 도입되기 이전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은행 또는 증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했으며 신용이 낮은 투자자는 대부업체로부터 고금리에 자금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서는 등 위법적 거래가 성행을 했다.

스탁론은 이러한 위법적 거래를 막고,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등을 통해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순기능적인 역할을 갖고 있다. 따라서 스탁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자칫 제도권에서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하던 투자자들이 또다시 음지로 숨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 테마주를 비롯해 각종 테마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한 종목에 모든 자금을 쏟아부어 단기에 막대한 차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치 테마주에 돈 줄 역할을 하고 있는 스탁론을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들 투자자가 대부업체 등 음지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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