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총선을 이틀 앞둔 15일 코스피는 전일 상승분을 반납하며 1850선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도 470선을 반납했다. 그리스 재총선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워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된 탓에 매도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오랜만에 공격적인 매도를 보이며 2431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인 매도는 특히 전기 전자업종에 집중돼삼성전자(204,000원 ▼6,500 -3.09%)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주요 수급주체들은 모두 매도를 기록했다.
그간 '그리스 재총선 이후를 보자'는 관망세가 대세를 이뤄왔던 만큼, 시장에서는 총선 결과에 따라 내주 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각국의 정책 공조가 이뤄질 것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 상황 지켜보자
유로존에서는 재총선을 앞둔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 및 유로존 이탈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그리스와 스페인 일부 은행들의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는 등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는 모습이다. 전날 스페인 국채금리는 장중 구제금융 위험선인 7%를 터치했다.
시장은 그리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글로벌 증시의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위가 예상되는 곳은 사회당과 신민당의 연합정부다. 현재 뱅크런과 사재기 현상 등 그리스 국민의 불안 심리를 고려하면 급진정당인 시리자가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리자가 승리할 경우 추가적인 불확실성과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리스 국민이 현 상황보다 안정을 이끌 수 있는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선거결과가 증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현재의 '안도 랠리'는 좀 더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김수영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 연합정부 구성에 성공했던 신민당과 사회당이 다시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기존에 EU와 구제금융 및 재정협약을 협상했던 당사자라는 측면에서 긴축안 재협상을 강도 높게 진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리스 총선 이후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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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부터 이틀 간 G20정상회담, 19일부터 양일 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진행된다. 22일과 28일에는 각각 EU 재무장관회의와 EU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그리스 재총선 이후 글로벌 정책 공조가 잇따라 전개됨에 따라, 총선에서 시리자가 승리한다고 해도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존과 미국의 경기 부양 가능성도 향후 증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고용 부진에 이어 소매판매와 유가 하락에 따른 기대 인플레 완화가 나타나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명분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 연구원은 "오바마 정부가 미국 경기 둔화의 주된 이유를 유럽 재정위기로 직접 언급할 만큼 현 상황의 시급함을 글로벌 정책 당국이 인지하고 있고, 최근 유로존도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 스탠스가 빨라지고 있다"라며 "EU정상회담을 전후로 △유로본드 △유로안정화기구(ESM)권한 확대 △은행연합(Banking Union) 등의 구체적 정책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그리스 선거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며 "시장 대응에 있어서도 현금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확인 이후의 대응이 유리하지만,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서둘러 주식을 매도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