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엔고 완화 조짐.. "일본 증시, 펀더멘털도 모멘텀도 없다"
엔화 가치가 하락할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펀드에 숨통이 트일까.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의 일본주식형펀드 22개의 1주 평균 수익률은 0.56%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2.05%는 물론 해외 주식형펀드 0.13%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난 한주간 해외펀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일본펀드는 중국펀드와 함께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별펀드 중 대신운용의 '대신부자만들기일본[주식-재간접]Class A'(1.93%), 'KB스타재팬인덱스(주식-파생)A'(1.67%), '미래에셋재팬인덱스1(주식-파생)종류A'(1.58%) 등이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펀드 수익률이 호전된 것은 2007년9월 이후 진행된 엔화 가치의 상승세가 종료될 기미를 보이면서 일본 수출주를 중심으로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인 때문이다. 엔화 가치 하락에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잦아들면서 안전자산이었던 엔화 대신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고개를 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오는 30일 일본 중앙은행(BOJ)이 금융정책회의에서 국채 등 자산매입 기금 규모를 10조엔 더 늘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태다. BOJ는 지난달 회의에서 10조엔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했다. 시라가와 마사시 BOJ 총재는 2008년4월 취임 이후 2달 연속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수익률이 반등하면서 일본과의 금리차가 확대돼 엔캐리 트레이드 재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속된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도 엔화가치 하락의 명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이 87~93엔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엔화 가치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엔/달러 환율 전망치을 84엔, 노무라는 82엔을 각각 제시했다.
다만 엔화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일본 증시가 탄력을 받을 지는 미지수다. 일본 경제성장과 기업의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서다. 올 들어 일본펀드에서 421억원이 순유출될 정도로 투자자의 기대도 높지 않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연구원은 "일본펀드가 거의 수익을 안겨준 적이 없어 투자자의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라며 "일본 증시의 펀더멘털이 매우 약화된 상태여서 엔저로 주가가 소폭 오른다면 오히려 매도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