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돌직구에 '휘청', 돌파구를 찾아라

[기자수첩] 돌직구에 '휘청', 돌파구를 찾아라

박희진 기자
2013.01.31 06:02

증권사를 떠나면서 한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쓴소리'로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30일 아침부터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진 증권맨의 '돌직구'에 온갖 반응이 쏟아졌다.

이 직원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직원 간에 신용과 의리로 똘똘 뭉쳐 일은 힘들어도 가족 같이 지낼 수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서로 살아남기 위해 일에 찌든 얼굴만이 남아 있다"며 작심한 듯 회사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증권업계가 거래부진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 몰리다보니 이 '사퇴의 변'은 반향이 컸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한경쟁으로 내몰린 비슷한 처지 탓에 공감한다는 이가 적잖았다.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앞서 자체 비용절감을 위해 마른수건도 쥐어짜며 불황기를 힘들게 보내고 있어 이번 쓴소리에 통감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리테일 쪽에서 잔뼈가 굵은 한 베테랑 증권맨은 "남은 직원들부터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 리테일 쪽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라며 "모두 이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쓴소리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업계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으니 구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자들이 주식만 사고 팔면 '수수료'가 차곡차곡 쌓이던 시절은 끝났으니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약정 위주의 영업관행에다 수수료를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 직원들이 고객들의 돈으로 주식을 사고팔고 하는 행태부터가 문제다. 고액 연봉도 문제다. 증권업은 제조업에 비해 연봉이 높다. 하지만 높은 연봉체계가 비용문제로 귀결되면서 구조조정의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식하면 '대박' '한탕'부터 떠올리는 세태다보니 건전한 투자자들의 신규 진입이 제한되는 문제도 있다.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 확대로 은행 고객들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증권사에 선뜻 돈을 맡기겠다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신뢰부족 때문이다. 떠나는 증권맨의 돌직구에 패배의식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같이 살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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