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 "공매도에 질렸다, 주식 다 팔겠다"(종합)

서정진 회장 "공매도에 질렸다, 주식 다 팔겠다"(종합)

이지현 기자
2013.04.16 13:42

보유주 1.7조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키로… "번복 않겠다" 강한 의지

서정진셀트리온(204,000원 ▲1,000 +0.49%)회장이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거의 매일 계속되는 공매도와 악성 루머, 정부의 관리 소홀 탓에 지쳤다는 이유에서다.

서 회장은 오는 5월 말~6월 초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셀트리온이 만든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허가가 나면 자신이 보유한 1조7000억원(부채 4000억원) 규모의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 계열사 주식을 전량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5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유럽연합(EU) 승인 끝나고 나면 본인이 가진 셀트리온 및 계열사의 주식을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되면 회사의 주인이 개인에서 다국적 제약사로 바뀌는 것"이라며 "모든 경영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공매도, 루머 싸움 지쳤다"=이날 서 회장은 왜 회사 주식을 매각하고, 그토록 시장 전망이 밝은 셀트리온을 다국적 제약사에게 넘기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는지 구구절절한 심경을 토로했다.

특히 그동안 진행된 공매도와의 전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서 회장은 "지난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 동안 공매도가 진행됐다"며 "비율로는 95.4%에 달하는 거의 매일 공매도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은 20거래일 이상 3% 정도의 공매도가 지속되면 공매도를 금지시킬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1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 비중이 3% 이상인 날이 189일로 비중으로는 43.8%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비정상적 공매도 공격이 계속됐는데 관계 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서 회장은 "제약 산업은 1000조원이 되는 시장"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대한민국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아니며 조국은 도와준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조국은 바라는 것이 많을 뿐"이라며 "지금까지 주변의 시기와 질투가 가장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셀트리온을 둘러싼)무수한 루머와 무책임한 의혹 기사, 검증 기관의 검증과 그것을 이용하려는 탐욕적인 자금과 싸우는 것이 힘들었다"며 "이대로는 회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운 임직원과 파트너에게 피해를 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악성 루머나 허위사실이 자본시장에서 유포되고 반복 재생산돼 공매도 세력에게 악용 당하기도 했다"며 "한국은 공매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 변칙적으로 운영되는지 감독 감시 기능이 약하다"고 말했다. 주가를 좌지우지 하는 악성 루머와 불필요한 공격으로부터 더 이상 자신이 회사 경영을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이라는 발언이다.

◇"공황장애 우울증이 괴롭힌다,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겠다"=그는 성공한 사업가의 이면에는 상당한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정부당국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간단하다"며 "(셀트리온으로) 성공한 내가 왜 나를 버렸을까 생각해달라"며 "차라리 나를 내려놓는 것이 우리회사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새로운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은 성공한 사업가여서 (내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공하니까 오히려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찾아왔다"며 "(우울증과 공황장애 같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특히 이 같은 입장을 절대 번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밝힌 이상 약속은 지켜야한다"며 "내가 주인으로 있는 것보다 다국적 회사가 주인으로 있는 것이 훨씬 시너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모든 절차를 램시마의 EU 승인이 나는 대로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 매각이 일부 우려처럼 자금 부족 때문은 아니라고도 말했다. 서 회장은 "현재도 회사 여유 현금이 5000억원 정도 된다"며 "회사가 어려워서 하는 결정이 아니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전체 거래량의 20%에서 공매도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것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비정상적인 공매도를 정지시키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에 이런 요청을 하려면 내 것도 잃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 것을 잃어야 한다고 생각해 (주식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퇴출시키려는 주가조작 세력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며 "이 세력을 조사해주고, 방어한 나도 조사해 달라. 나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처벌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밤 많은 생각을 했다"며 "창업해서 이만큼 만들어 놓은 것으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지주회사 격인 셀트리온 홀딩스의 지분 97.28%를 가지고 있다. 서 회장은 또 셀트리온 홀딩스 등을 통해 상장회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제약 지분도 각각 30.06%, 32.4%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비상장회사 셀트리온 헬스케어 주식 50.31%를, 셀트리온 GSC 주식 68.42%를 각각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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