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각종 입시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시험을 치를 경우 제재를 가하는 게 주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교육공약이었으니 법안 발의는 예상된 일이었지만 대표발의자가 뜻밖이었다. 강 의원은 대구 IT기업인 출신의 비례대표 초선의원이다. 지역과 여성·IT기업을 대표할지는 몰라도 교육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보긴 어렵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 중에는 황우여·이군현·서상기·박성호·김세연 등 교육전문가가 상당수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굳이 IT전문가에게 법안을 맡겼다. 그래서인지 법안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상당수였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선행학습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3 학생이 학교진도에 맞춰 공부를 하면 재수하기 딱 좋은 게 현실이다.
수능은 11월에 치르지만 대학입시는 6월부터 진행된다. 고3 때는 내신 준비에 각종 모의평가, 수능 준비, 원서작성 등으로 정신이 없다. 수능-EBS 연계정책으로 수능교재 8권도 달달 외워야 한다.
때문에 입시전문가들은 재수생들과 경쟁하려면 2학년 말까지 선행학습으로 고교 교육과정을 모두 마치고 3학년 때는 복습체제로 들어가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걸 잘하는 학교가 이른바 명문고다. 외국어고, 자율고, 국제고 같은 특수목적고들이 학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일반고는 선행교육 없이 교육과정에 맞춰 수능 직전까지 수업진도를 나간다. 특목고에 비해 입시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국제중·특목고를 선호하고 국제중·특목고에 보내기 위해 영·유아 때부터 과도한 사교육과 선행학습에 빠져든다. 새누리당이 교육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마련했다고 하는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것과 큰 괴리감이 느껴진다.
교육과정에 맞게 시험문제를 내게 한다고 해서 선행학습이 줄어들까. '공교육 정상화 촉진'이라는 거창한 제목만큼 내용도 알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