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재무학]<15>군중행위(herding behavior), "친구따라 주식 사지마라."

“버핏 당신이 고작 케첩 회사(Heinz)나 음료수 회사(Coca-Cola)에 투자하는 것에 정말 답답함을 느낍니다. 당신이 테크놀러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은 디즈니 같은 대형 콘텐츠·미디어 회사나 구글, 페이스북 같은 IT, SNS회사에 투자해야 하는 시대아닙니까? 이들이 바로 미래(future)입니다.”
세계 최고의 주식투자자 워렌 버핏이 5월초 미국 증권방송인 cnbc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들은 훈계(?)였다. 이 진행자는 방송내내 버핏의 투자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진행자는 케첩회사나 음료수 회사에 투자하는 버핏의 구시대적인 투자방식에 최신의 신선한 투자 아이디어를 심어 주고자 했다. "난 당신의 투자 세계를 좀 더 넓혀주려고 한다."며 세계 최고의 주식투자자를 앞에 앉혀 놓고 마치 초등학생에게 가르치듯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버핏은 10년후를 내다보고 그 회사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며, 10년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케첩이나 음료수를 먹을 것으로 자신하지만, 진행자가 언급한 회사에 대해선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버핏은 콘텐츠·미디어산업과 IT산업에는 변화가 많고 그 변화에 따라 회사의 성쇠가 달라지기 때문에 10년후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케첩이나 음료수 회사는 자신이 10년후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훨씬 쉽다고.
그러자 방송 진행자는 버핏에게 '(고집센) 늙은 개에겐 새로운 묘기를 가르칠 수 없다(You can’t teach an old dog new tricks)'는 속담을 들먹이며, 버핏을 예전 방식을 고집하는 늙은 개로 비유했다. 자신의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버핏이 꿈쩍않고 자신만의 오래된 투자전략을 고집하자 방송 진행자는 그만 화가 폭발한 것이었다 .
이에 버핏은 "세상엔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나는 케첩회사와 음료수회사에 투자해서 돈을 벌고 있고, 따라서 남들이 고집센 늙은 개(old dog)라 불러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진행자의 비아냥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버핏의 이러한 투자철학은 행동재무학에서 말하는‘군중행위’(herding behavior)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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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엔 수백개에 달하는 주식이 거래되고 있고, 투자자가 그 중 단 몇 개만이라도 제대로 분석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 귀를 쫑긋하는 심리적 성향이 있다. 증권방송이나 인터넷 증권뉴스, 투자상담사, 심지어 직장동료나 선·후배가 말하는 증권정보에 왠지 더 믿음이 간다.
또한 많은 경우, 단지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그 회사의 내재가치의 개선 여부에 상관없이 대중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자신보다 남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행동이나 생각을 따라가는 경향을 바로군중행위로 부른다.
주식시장에선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바로군중행위에 휩쓸려 너무나 빈번히 매매결정을 내리면서 큰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러나 주식투자의 고수인 버핏은 고집센 늙은 개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케첩 회사와 음료수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고집, 자신처럼군중행위에 휩쓸리지 않으면 주식투자에서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혹시 당신도 케첩이나 콜라 회사에 투자하는 버핏을 늙은 개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아마도 "어떻게 버핏은 고리타분하게 주식투자해도 큰 돈을 벌고 나는 가장 인기있는 종목들을 열심히 쫓아 다녀도 손해만 보게 되는 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배가 아프기 때문이 아닐까? 버핏처럼 주식투자에서 양떼무리에 몰려다니지 말고 늙은 개가 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