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화학株의 봄은 얼마나 길까?

[오늘의포인트]화학株의 봄은 얼마나 길까?

박진영 기자
2013.08.21 12:28

사계절은 돌고 돌기 마련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반복되며 찾아온다. 거기에 봄을 하나 더 붙여,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 되면 김기덕 감독의 영화 제목이다. 단어 한,두개 더 붙였을 뿐인데 시간의 흐름, 계절의 순환성이 여실히 느껴진다.

하지만 청춘이 짧듯, 아름다운 봄은 짧기만 하다. 또 밥벌이를 해야하는 우산장수에겐 여름이 짧기만 하고, 군고구마 장수에겐 겨울이 짧기만 하다. 지난 7월에서 8월초 계절적 성수기와 함께 유럽·중국 경기기대감에 주가를 높여가던 화학주에게도, 찬란한 봄은 짧기만 한 것일까? 기분좋은 추세를 보이던 화학주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5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95포인트(0.74%) 하락한 1873.90을 기록 중이다. 뉴욕증시가 반등 마감한 영향으로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곧 하락반전한 뒤 낙폭을 키우고 있다.

동남아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 연방공개시장위원 (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둔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못지 않게 동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화학주'다. 이날 오전 현재 화학업종은 전일에 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2.21% 떨어지고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LG화학은 2.34% 떨어진 27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4.67% 하락중이고 금호석유는 4.43% 하락세다. 한화케미칼, S-Oil도 1%대 하락세다.

업황 사이클 상 성수기였던 7~8월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전일 아시아 경제와 증시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며 화학주도 직격타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전일은 인도발 증시 위기로 인한 아시아 국가들의 금융 불안으로 석유정제 및 화학 섹터(삼성 유니버스 기준)는 각각 2.7%, 3.4% 하락했다.

황규원 동양증권 연구원은 "9~10월 비수기가 다가오며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오는 것 같다"며 "동남아 수출도 많은 만큼 인도네시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수출 물량에 대한 우려감도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의 정정 불안으로 상승하고 있는 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석유정제 및 화학 섹터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게다가 가솔린 및 중유 마진이 지난 1개월 동안 급락하면서 석유정제 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8월 중순 이후 합성수지(PE/PP) 스프레드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전일 동남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화섬원료(MEG) 가격이 25달러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화학제품 가격이 약세 전환했다. 이에 7~8월 성수기도 예상보다 빨리 마감됐다는 설명이다.

오는 9월 화학업종의 업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밝지만은 않다.

박영주 KDB대우연구원은 "향후 매크로 모멘텀은 동남아 리스크, 미국 QE(양적완화) 축소 및 중국 구조조정 속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그렇지만 현재 화학 제품 스프레드가 수급 밸런스를 고려할 때 이미 높은 수준이고, 향후 공급 확대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화학 업체들의 주가도 이미 업황 개선을 선반영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가운데, 업황 모멘텀 측면에서 정점을 지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하방 압력,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석유정제 및 화학 섹터 모두 주가 하락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최근 상승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석유화학 기업들은 4분기 비수기 및 역내 신증설 효과에 인한 시황 악화가 예상되며 주가에 하락우려가 가장 커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비수기가 임박했고, 매크로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당분간 하락세는 피할 수 없지만 업황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동양증권의 황 연구원은 "중국과 유럽의 경기 개선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니 아직 지켜볼 만하다"며 "오는 22일 발표되는 중국과 유럽의 PMI(구매관리자지수)가 건실함을 확인하고 이 추세가 다음달까지도 이어진다면 회복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은 화학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삼성증권도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석유정제 업체들은 유가의 하방 압력으로 인해 단기 상승 모멘텀은 약하겠지만 주가 하락 우려도 상대적으로 적어 보인다"며 탑픽(최선호주)을효성(263,000원 ▼13,000 -4.71%)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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