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피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사상최고치 기록
"오늘은 분위기가 훈훈하네요"
성장주 펀드를 주력으로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사무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코스피 지수가 1% 넘게 급등하며 보유 중인 경기민감주가 일제히 상승해서다.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에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연일 지수가 오르는 가운데 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파는 흐름을 보였지만 오늘은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2.86포인트(1.14%) 오른 2024.26을 기록 중이다.
급등의 일차적 원인은 미국발 훈풍이다. 미국 정부폐쇄(Shut Down) 10일째를 맞아 공화당은 아무 조건 없는 6주 부채한도 임시 증액 방안을 제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지만 코스피는 정치권의 협상 타결 기대감에 급등한 미국 3대 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증권업계의 전문가들은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이 제시한 증액안을 거부한데다 일 평균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1.03포인트로 이론 베이시스(1.20포인트)를 밑돌아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였다. 따라서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한다 해도 '선강후약'이 우세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이런 예측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로 장 초반 바로 어긋났다. 옵션만기일인 전일 약 6000계약을 매도한 외국인은 이날 오전 10시경까지 5000계약을 순매수하며 베이시스 강세를 불렀다. 장 초반 순매도를 기록한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이 모두 순매수로 반전했다.
오전 11시 현재 외국인은 925억원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기관도 645억원 매수 우위다. 펀드 환매 여파에 줄곧 순매도를 기록한 투신이 순매수도 돌아선 것이 인상적이다. 이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1990~2000포인트의 좁은 박스권에서 잘 버티며 펀드 환매가 제한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보험, 투신, 연기금이 동시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로 3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대 사상 최장이라는 35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다시 쓰기까지 4거래일밖에 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전일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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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은 지난 6월26일 349조730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올라 9월10일 400조원대를 회복했다. 그리고 10일 412조516억원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외국인은 보유 시가총액 400조원 수준에서 매수 강도를 낮춰왔으나 이번에는 안착 후 한 단계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가 지금 수준에서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태운 NH-CA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외인 보유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하나 코스피 지수는 연초대비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은 이제 초기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현재 추세대로라면 외국인 매수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이어 "강력한 매물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펀드 환매 등 일부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외국인 매수세와 연기금의 대기자금이 지수를 방어할 것"이라며 "경기민감주나 성장주 펀드가 유리한 국면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수 급등은 반갑지만 급등으로 인한 반사효과에는 촉각을 기울여야 할 듯하다. 지수 2000~2050은 최근 2년간 강력한 '매물벽'이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펀드 환매를 늦춘 투자자도 지수가 2030에 근접한 이날 장 마감 후 환매를 위해 은행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다음 거래일인 월요일에는 이날 지수 급등에 따른 환매로 투신 매물이 쏟아질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이 크게 오르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