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롱숏 펀드가 대세입니다. 변동성 높을 때는 이만한 상품이 없습니다."
최근 만난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추천할 만한 투자 상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재 이 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롱숏펀드 상품은 3가지였다.
롱숏 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주식은 사고(롱전략), 주가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숏전략)했다가 주가가 떨어졌을 때 사서 되갚는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다. 주가 지수가 떨어지더라도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길 건너 A증권사 영업점을 가봤다.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판매하는 상품도 같았다. 20미터 옆 B증권사 영업점도 마찬가지였다.
금융회사 3곳을 돌아보니 롱숏 펀드에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의 대세에 동참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투자전문가들의 전문 용어 '롱'과 '숏'이 어느새 일반 투자자들에게 친숙한 단어처럼 돼 버렸다.
오랫만에 연락해 온 지인이 투자할 만한 상품에 대해 물었다. 기자는 무심코 '롱숏 펀드'에 관심을 가져보라고 말을 꺼내려다 문득 스친 생각에 말을 흐리고 말았다. 수많은 투자매력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찜찜했던 것은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쏠림' 문제를 떠나 사실 매력적인 상품이 있다면 시장의 러브콜은 자연스런 일이다. 어떤 상품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 순식간에 돈이 몰리고 후발주자들도 시장에 뛰어든다. 금융회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판매에 열을 올리지만 시간이 지난 후 '성적표'는 냉정한 결과를 말해준다. 과거 대한민국의 '펀드열풍'을 이끌었던 해외펀드, 2010년 이후 시장 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이며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던 자문형 랩 등은 좋은 사례다.
롱숏 펀드가 기존의 '반짝 유행상품들'과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최근 금융투자회사들이 똑같은 구조의 상품들을 밀고 있기에 괜한 노파심이 발동한 것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고객들이 금융사의 '판박이' 상품 권유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공동구매' 하는 것이 낫겠다는 농담에도 뼈가 있다. 세상은 '차별화'를 위해 전속력으로 뛰고 있는데 금융투자시장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