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명 쓰는 글로벌 핫 '라인'…'현지화' 통했다

3.7억명 쓰는 글로벌 핫 '라인'…'현지화' 통했다

최광 기자
2014.03.17 05:35

[네이버의 승부수 세계무대에 선 라인]수차례 해외진출 실패 딛고 현지화 성공

[편집자주]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가 3억700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며 기업가치를 30조원까지 끌어올렸다. 라인은 일본을 거점으로 동남아와 중남미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모델도 스티커(이모티콘), 게임에서 연관 앱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Beyond Line'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차세대 라인을 이끌 3가지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한국 시장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번번이 글로벌 무대에서 쓴잔을 마셨던 한국 인터넷 기업에게 라인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벤치마킹 해야 할 모델이 됐다. 하지만 라인이 처한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에 인수된 왓츠앱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텐센트 위챗의 협공 속에서 변신을 시도해야 하기 때문. 네이버를 재조명하게 한 라인의 성공 포인트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의 핵심 기술진과 네이버의 일본법인이 합작해 성공가도를 달리게 한 라인의 성공 비결을 살펴본다. 게임사업 분사(NHN엔터테인먼트) 후 제 2창업기를 맞은 네이버의 글로벌 성공은 한국 인터넷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일이다.

[글 싣는 순서]

1. 모바일 바다에 한국 기업 깃발 꽂다

2. 2등 메신저 등극한 라인, 메신저 대전 이제부터

3. 라인을 만든 사람들, 접근법이 달랐다

4. 게임에서 광고로 확대되는 라인 월드

5. 'BEYOND LINE' 라인 생태계를 구축하라

한국의 인터넷 기업은 언제나 해외 진출에 목말라 있었다.다음(50,000원 0%)커뮤니케이션이 한국 1위 기업을 달릴 때 미국 진출을 위해 라이코스를 인수했고, SK커뮤니케이션즈도 원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를 앞세워 해외법인 설립에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문화,언어의 장벽 앞에서 번번이 좌절해야 했다.

한국에서 독보적인 검색점유율을 자랑하는 네이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에서 네이버는 군소 포털에 불과했고, 그나마 게임서비스인 한게임이 NHN재팬의 인공호흡기 역할을 했다. 라인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야기다.

라인 주요국 진출 현황
라인 주요국 진출 현황

◇우물 안 개구리, 해외진출 잔혹사

한국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자연스레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인터넷 사용인구 4000만명 수준인 한국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는 어렵고, 세계시장을 공략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압박감이 컸기 때문.

1995년 설립해 한국 포털 1세대를 주름잡았던 다음은 2004년 일본어 서비스를 시작하고, 라이코스를 인수하면서 세계 인터넷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라이코스는 야후와 경쟁하는 거대 포털사이트여서 한국 기업이 미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을 인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국 인터넷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라이코스는 검색시장을 장악한 구글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해졌고, 다음은 2009년에 일본과 중국 법인을 정리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라이코스마저 매각하며 글로벌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SK컴즈도 싸이월드가 국내에서 대성공을 거둔 2005년부터 해외진출에 본격 나섰다. 2005년에는 중국과 일본, 2006년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했고 대만과 베트남에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힌 것. 하지만 의미있는 성과는 없었다.

현지화를 위해 도토리(사이버머니)를 나라별로 다르게 부르고, 미니미(사용자 캐릭터)의 디자인도 차별화했지만, 간편한 가입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앞세운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페이스북 등 후발주자에 밀렸다. 2008년 미국 철수를 시작으로 해외법인을 하나씩 정리해가면서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네이버도 일본 시장에 공을 들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0년 한게임재팬 설립 후, 2003년 NHN재팬으로 통합법인을 세우며 일본을 제2 거점으로 삼고, 2007년 네이버재팬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지만 야후재팬이 장악한 일본에서 네이버 명함을 내밀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바일 바람 타고 해외시장 재공략, 라인이 먼저 웃은 까닭은?

국내 포털업체들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다시 한 번 해외진출을 모색했다. 다음과 SK컴즈는 해외법인을 모두 정리한 상황이어서, 한국에서 개발한 앱을 세계적으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SK컴즈가 모바일 카메라 앱 '싸이메라'를 히트시켰고, 다음이 초기화면 앱 '버즈런처'와 일정관리 앱 '쏠캘린더' 등을 선보이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기에는 아쉬웠다.

반면 네이버는 일본법인이 버티고 있어 일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상황이었다. 역사가 10년이 넘어 어느 정도 현지에서도 개발자와 디자이너 네트워크가 확보된 데다, 2006년 인수한 검색엔진 첫눈의 개발진이 합류하면서 라인은 현지 공략을 위한 완벽한 진용을 갖춘 셈이었다.

지금까지 해외 진출 서비스들이 한국에서 만든 서비스에 언어만 바꿔 내던 것과 달리, 라인은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모두 현지에서 이뤄졌다. 단일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는 추상적 방법이 아니라 일본에 맞는 접근 전략을 세우고 이에 맞춘 개발을 시도했다. 그 결과 라인은 일본 시장을 장악하고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와 중남미 국가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페이스북 등에 업은 왓츠앱, 쫓아오는 위챗…위태한 세계 2위

라인이 한국 인터넷 기업이 탄생시킨 사상 첫 글로벌 서비스이긴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1등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은 페이스북에 회사를 넘기면서 190억 달러라는 거금을 손에 쥐게 됐다. 당장 들어오는 현금만 40억 달러에 이른다.

구글을 위협하는 중국의 텐센트는 위챗을 앞세워 중화권을 석권하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 2대 주주이면서 카카오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하고 있어, 위챗의 사업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카카오톡을 쉽게 벤치마킹할 수 있었다.

라인은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어 순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지향하는 왓츠앱 보다 위챗이 당장 큰 위협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연계된 서비스를 왓츠앱이 내놓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라인은 이제 동남아시아에서는 위챗과 경쟁해야 하고, 중남미 국가에서는 왓츠앱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라인이 진정한 성공을 거두려면 지금까지 성과를 뛰어넘는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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