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제철 당진공장 제2냉연공장 "최첨단 기술력, 내부차량도 통제"

온통 무광의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금속 재질의 외벽이 이질적이었다. 880만㎡에 달하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채 5%가 되지 않는 39만㎡의 공간을 차지하지만 깔끔하고 현대적인 외형 때문에 지나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다.
바로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위상을 높이고 있는 현대제철 공장 가운데 최첨단 차 강판이 출하되는 제2냉연공장이다. 지난해 5월 첫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곳은 첨단 IT(정보기술)업체의 사옥을 닮은 외형 때문에 '당진의 구글'로 불린다.
◇경비 삼엄한 당진제철소 제2냉연공장=기자가 지난 21일 방문한 제2냉연공장은 왕복 6차선 도로 건너편에 위치해 다른 회사 공장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공장 안은 자유로운 '구글 캠퍼스'와 달리 삼엄했다. 쉴새 없이 차량이 오가는 고로, 전기로와 달리 제2냉연공장 내부에는 차량이 하나도 없었다. 현대제철의 최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곳인 만큼 보안상 이유로 직원들도 차를 외부에 세워두고 공장 앞마당부터는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했다.
공장 밖에서는 내부 공정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 이곳이 제철소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고 모든 출입구는 통제됐다. 내부에 들어서니 통로 바닥은 무거운 코일을 이동할 때 지반이 내려앉는 것을 막기 위해 역시 금속으로 처리돼 반짝거렸다.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쉴새 없이 돌아가는 압연기를 살펴보고 있었다.
제2냉연공장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에 들어가는 AHSS(초고장력강판)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연간 생산량은 150만톤에 달한다. 도로 건너편 현대제철 1~3고로에서 만든 열연강판이 지하 터널을 통해 공수된다. 열연강판은 압연기를 통과하며 냉연, 용융아연도금강판, 합금화용융아연도금강판으로 모습을 바꾼다.
◇'얼룩덜룩' 열연이 매끈한 자동차강판이 되기까지=열연강판은 쇳물을 굳혀 반제품인 슬래브를 만들고 다시 이를 얇게 펴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열을 낮추기 위해 물을 붓는다. 이 물 때문에 생긴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작업이 냉연공정의 시작이다.
열연코일이 냉연공장으로 넘어오면 앞뒤 열연을 이어줘야 하는데 이음매를 매끄럽게 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레이저로 용접이 이뤄진다. 끊임없이 연결된 열연은 파도치는 염산이 담긴 욕조를 쉼 없이 지나는 '산세과정'을 거쳐 얼룩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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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끄러워진 열연은 상온에서 압연을 거친다. 새빨간 쇳덩어리가 앞뒤로 오가며 열기를 내뿜는 열연공정과 달리 냉연공장은 상온에서 압력만으로 반제품이 탄생한다. 강한 압력이 내는 소음에 압연기 근처에서는 리시버 없이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다.
열연은 상하로 6개 롤러를 거쳐 도금에 최적화된 두께 3㎜ 이하로 얇아진다. 압연과정에서 딱딱해진 반제품에 열처리를 해 부드럽게 만드는 소둔공정을 거친다.

소둔공정을 거친 무광의 냉연은 액체상태의 아연이 가득 찬 욕조를 거치며 반짝거렸다. 한번 더 열처리를 거쳐 '합금화막'이 형성되면 매끈함이 요구되는 자동차 외관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AHSS가 비로소 탄생한다.
◇현대차 강판 수직계열화의 핵심=제2냉연공장은 '쇳물부터 완성차까지'로 표현되는 현대자동차그룹 제품 수직계열화의 핵심 공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생산목표 786만대를 위해 필요로 하는 철강은 800만톤 남짓. 이중 19%가량을 제2냉연공장이 책임진다.
최근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AHSS 강도 60㎏급 이상(1㎟ 굵기 철사에 60㎏ 이상을 매달아도 끊어지지 않는 강도) 강판을 절반 이상 사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더 얇고 더 강한' 자동차강판을 만들기 위한 현대제철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올해 목표로 내건 고성형성 초고강도 냉연강판 3종 개발이 완료되면 이 역시 제2냉연공장에서 태어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자재 등 다른 용도 강판을 만드는 곳과 달리 2냉연공장은 자동차전용 최고급 강판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신강종이 개발될 때마다 제2냉연공장에서 생산함으로써 자동차 전문 냉연공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