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원/달러 환율, 2008년 이후 장기지지선 돌파
원/달러 환율이 2011년 이후 강력한 지지선이던 1050원을 뚫고 내려갔다. 이날 증시는 원화가치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수출 우려감에 IT, 자동차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철강, 전기가스, 화학업종 등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장기지지선 돌파= 9일 오전 11시25분 현재 서울 외국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75원 내린 1042.4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전 장중 10원 이상 하락하며 104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은 2008년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1050원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의 대외무역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증가와 원화 변동성 약화는 장기 지지선을 깨뜨렸다.
이미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최근 26개월 연속 무역 흑자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월말 현재 3543억 달러에 달하는 등 테이퍼링 역풍에도 불구하고 달러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기 때문.
한국경제의 재정 건전성이 탄탄하다는 점도 원화 강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단기 외채 비중은 27%로 IMF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단기 채무 문제가 위기 상황에서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을 이끈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반대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외국인의 대규모 포트폴리오 투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이탈 일변도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보이며 변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의 원화 표시자산 러브콜 확대는 최근 원화 강세를 설명하는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 지난 2월 중 1조8000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은 3월 1조2000억원 순투자로 돌아서 4월까지 순매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 역시 1분기 중 3조5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4월 들어 1조40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시장의 관심은 이 같은 원화 강세의 지속 가능성에 있다. 일단 시장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예상되면서 환율 하락 속도는 일정 수준에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 우려로 번질 수 있는 급격한 원화 강세보다 세계 경제 순항과 개선된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을 뜻하는 완만한 강세흐름을 기대하는 시각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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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의 서 연구원은 “환율이 1000원대 초반에서 하락세가 진정된다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올해 사업계획 환율이 대체로 105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시 '긍정적'..철강-유틸리티-음식료株↑=증권시장은 일단 원화가치 상승을 반기는 분위기다. 삼성증권 김 연구원은 “통상 원화 강세 환경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한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호조는 외국인의 원화 표시자산에 대한 관심 확대와 주요 수출주에 대한 러브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화 강세는 외국인 순매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원화 강세는 외국인 순매수를 매개체로 시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왔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철강금속, 전기가스, 화학(정유), 음식료 업종을 꼽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총산출(투입)에서 수입중간재 비율이 수출비율을 압도하는 업종”이라며 “원화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지만 수입중간재 비율이 더 높아 원화표시 수입단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철강 업종의 경우 실적 전망이 우상향 패턴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화 강세에 의한 채산성 개선이 가세된다면 경기민감주 내에서 이익 개선 시그널이 가장 먼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철강금속 업종은 3%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전기가스업종과 음식료업종도 각각 2.5%, 1.4% 이상 상승하고 있다.
철강업종의 경우동국제강(11,400원 0%)이 4% 이상 상승하는 가운데POSCO(525,000원 ▼10,000 -1.87%)세아베스틸(74,000원 ▲4,300 +6.17%)현대제철(42,900원 ▲250 +0.59%)유니온스틸현대비앤지스틸(17,490원 ▲390 +2.28%)현대하이스코대한제강(11,690원 ▼440 -3.63%)등은 각각 3% 이상 주가가 오르고 있다.
전기가스업의 경우한국전력(44,050원 ▼650 -1.45%)이 3%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한국가스공사(38,000원 ▼450 -1.17%)와지역난방공사(75,500원 ▲1,400 +1.89%)도 각각 1%, 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음식료업종에서는대상(20,150원 ▼50 -0.25%),사조씨푸드(7,870원 ▲80 +1.03%)CJ제일제당(229,000원 ▼2,500 -1.08%)하이트진로(17,070원 ▲220 +1.31%)등이 각각 3%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IT와 자동차주는 수출 경쟁력 우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268,500원 ▼3,000 -1.1%)는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1% 넘게 하락하고 있고현대차(613,000원 ▲41,000 +7.17%)와기아차(164,500원 ▲6,900 +4.38%)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에 2% 넘게 주가가 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