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희가 잘못했죠. 하지만 이 정도 사고는 다른 나라 거래소에서도 종종 발생합니다." 지난 10일 코스피 마감이 약 20분간 지연되는 전산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날 코스피 마감은 장 종료 시간을 20여분 넘긴 오후 3시21분이 돼서야 완료됐다. 거래소는 "장 종료 정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 문제였다"며 "매매체결 시스템의 종가 마감은 정상처리돼 투자자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단한 해명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전산장애가 잊을만하면 반복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전산사고는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간 네 번 일어났다. 지난해 7월에는 코스피 시세전송이 지연됐고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야간선물 거래가 중단됐다. 올해 들어선 지난 2월에 국채전문 유통시장의 호가접수가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 모두 투자자 피해는 거의 없었다.
최근 일어난 종가 지연 송출도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진 않았다. 하지만 사소한 전산사고라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거래소가 투자자들과 접점에 있는 회원사들에 대해 상황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IT담당 임원은 "전산장애로 코스피가 늦게 송출된 이유를 기사를 보고 알았다"며 "장애 후 거래소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보유한 거래소라도 사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작은 사고라도 반복되면 금융거래의 기본인 신뢰가 깨지게 된다.
거래소의 설명대로 이날 장애로 투자자들이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는 또 한 번 떨어졌다. 적토성산(積土成山)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상상도 못할 만큼 커진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작은 실수가 모여 큰 사고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전산장애를 '이 정도쯤'의 작은 실수로 취급하는 태도가 사고가 반복되는 근본 원인은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도 잦은 사고 발생의 원인을 확실히 파악해 원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