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금 2억?' 삼성증권 구조조정안 루머만…

'위로금 2억?' 삼성증권 구조조정안 루머만…

유다정 기자
2014.04.14 07:18

[기자수첩]한 사람이 직장을 잃는 수백 개의 사건

삼성증권이 지난 11일 희망퇴직과 임원 감축 등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시장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증권가에는 지난주 내내 '삼성증권이 500명을 자른다더라, 부장과 차장급은 2억원 이상의 위로금을 받는다더라'는 내용의 루머가 난무했다. 삼성증권이 폐쇄할 예정이라는 25개 지점명도 구체적으로 떠돌았다.

삼성증권측은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설(說)은 사실이 됐다. '임원은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를 증명이라도 하듯 임원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을 가장 먼저 맞았고 직원들은 '희망'이라는 단서가 붙은 '퇴직'이라는 단어의 압박감에 짓눌려야 했다. 직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감축 인원이 700명 가까이 될 거라는 최근의 소문 역시 현실화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 삼성증권 직원은 "증권업계가 호황이라고 사람을 뽑을 때는 언제고 이제는 불황이라고 이렇게 쉽게 사람을 내치는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삼성증권 직원들은 앞서 노사협의를 통해 올해 임금 동결, 임금피크제 실시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으나 구조조정으로 방향을 잡은 경영진의 입장은 단호했다.

삼성증권을 맴돌던 긴장감은 이제 다른 증권사로 옮아가고 있다. NH농협증권과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대투증권, 현대증권 등이 구조조정 소문의 대상이다. 올 초만 해도 우리투자증권은 450명이 감축된다는 설이 유력했는데 최근에는 3000명 중 1000명으로 소문 속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꽃피는 4월'이 아닌 '잔인한 4월'을 맞이한 증권사 직원들을 바라보는 출입기자의 마음도 무겁다. 증권사를 향해 수수료 인하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면서 사회 구조적인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내쳐질 위기에 처한 직장인들에게 "당신 잘못"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각종 규제로 날로 활력을 잃어가는 시장에서, 증권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원작자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 말을 인용하자면 한 증권사의 구조조정은 수백 명이 잘리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사람 한 명이 직장을 잃는 수백 개의 사건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돼온 증권가의 구조조정 속에 직장을 잃은 사람들 하나하나가 겪었을 수백 개의 사건에 가슴이 아리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