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바이코리아' 외국인, 원화강세에 베팅?

[내일의전략]'바이코리아' 외국인, 원화강세에 베팅?

임동욱 기자
2014.07.02 17:22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하며 결국 1010원 아래로 내려왔다. 외국인들은 3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며 원화강세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도 201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2일 서울 외국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내린 1009.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8년 7월29일(1008.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16.28포인트(0.81%) 오른 2015.28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3101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 5월16일(4798억원 순매수) 이후 일일 최대 순매수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6일 이후 5거래일동안 연일 '사자'에 나서며 1조원 이상을 코스피 시장에 쏟아부었다.

원화강세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베팅하고 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 2012년부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이익 보다는 추가적인 환차익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1010원대가 깨진 상황에서 순매수 강도를 높인 것은 외국인들이 원화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뜻이다.

시장 역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세 자릿수 진입도 가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3분기에도 완만한 하락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원화강세로 피해가 예상됐던 종목들도 이날 상당수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선 삼성전자는 이날 1.53% 올랐고 외국인이 7거래일째 순매수에 나선 현대차는 이날 23만원대를 회복했다.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 호텔신라는 이날 장중 4%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모습을 볼 때 '외국인 순매수→ 원화 강세 → 외국인 순매수'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순환구조가 계속 지속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순간 한쪽의 움직임이 멈춰설 때 시장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

일단 환율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낮아진 모습이다. 한숨을 돌린 시장은 앞으로 2분기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다가올 2분기 어닝 시즌을 놓고 시장의 시각은 극명히 엇갈린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기업 순이익 예상치(컨센서스)의 합계는 현재 23조4000억원 수준.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증가한 수치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부진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이익 증가가 과연 가능할 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코스피 전체 순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은 38.6%에 달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순이익이 지난해 2분기와 동일하다는 낙관적 가정 하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이 32.6% 증가해야 코스피 순이익이 20% 증가할 수 있다"며 "현재 매크로 환경에서는 무리"라고 말했다.

반면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틸리티, 은행, 건설업종 등의 이익개선에 힘입어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7.8%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실적둔화 가능성이 2분기 시장 실적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유틸리티, 건설 업종 등의 실적이 흑자전환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둔화 부분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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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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