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980선까지 밀렸다. 포르투갈발 악재가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큰 의미는 없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순매수를 계속했고 기관은 코스닥을 샀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10포인트(0.70%) 내린 1988.74로 장을 마감했다. 10거래일만에 다시 1980선으로 되돌아왔다. 포르투갈발 금융위기 우려가 장 초반 시장을 위협했지만 별다른 변동 없이 평균 수준의 '조정'만 받고 장을 마쳤다.
코스피 오전 장 내내 매도우위를 유지했던 외국인은 오후들어 순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이 장 마감 15분 여를 남기고 플러스(+)로 돌아섰고 막판 비차익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결국 218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11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마감하고 소폭 하락했다. 외국인은 팔았지만 기관은 샀다.
이날 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포르투갈의 악재가 우리 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기에는 거리가 느껴졌다.
'박스피'의 답답한 시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희망이 느껴지고 있다.
이영권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상황이나 경기에 대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전향적 시각이 확인되고 있고 외국인의 꾸준하고 적극적인 매수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시장은 이런 긍정적인 투자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경제수장이 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을 지탱하는 요인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는 최 후보자는 과거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부터 '합리적이고 실리적' 정책을 중시해 왔다. 지역구 경산, 청도의 상징으로 불리는 '황소'처럼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실물경제를 실리적으로 챙겼던 최 후보자가 국가 전반의 거시경제를 총괄하게 되면서 시장은 안도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앙은행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부총재보 시절 이 총재는 온화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갖춘 임원으로 통했다. 과거 소신발언 등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한은 내부의 신망은 두터웠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얼마 전까지 금리인상 시그널을 줬던 모습에서 반대로 돌아섰다. 이는 경기 부양을 위해 최경환 경제팀과 손을 잡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현재 이 상황에서 한은과 정부의 협력을 놓고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운운하는 '자존심' 대결은 불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제 상황에 대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오랫만에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은 시장을 안정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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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도 긍정적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통화정책이 여전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유동성이 수익률을 찾아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확산될 조짐"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흐름을 맞이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무거운' 주식들도 날고 있다. 최근 시장의 질을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영풍은 전날보다 11만5000원(9.36%) 오른 134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2년 12월28일 10.07% 오른 이후 일일 최대 상승폭이다. 영풍이 지분 50.93%를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이날 장중 43만1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24위까지 치고 올라온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장중 173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기관은 이날까지 23거래일 연속 주식을 매수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68% 하락하며 지난 3월 말 이후 처음으로 128만원대로 '레벨다운'됐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나란히 삼성전자 주식을 팔았다. 증시의 또다른 기둥인 현대차 주가는 이날 1.97% 빠졌다. 기관이 17만주 넘게 팔았다. 증시를 견인할 믿음직한 주도 세력이 분명치 않다.
그러나 '꿈'을 먹고 사는 증시는 새로운 '별'을 찾아낼 것임에 분명하다. 밤 하늘이 밝으면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박스권'의 답답함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