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직구 열풍이 주식시장에도 불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수익을 내지 못하자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해외 직투족'이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56억3000만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93.6% 급증했다. 올들어 1분기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17억600만달러(1조7600억원)로 직전분기보다 26% 늘었다.
이처럼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증시가 국내보다 수익률이 좋았던데다 환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해 환차손 가능성이 크기 않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0.72%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미국 다우지수는 26%,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6%, 유럽의 유로스톡스50 지수는 17% 올랐다.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투자 플랫폼 개선, 야간데스크 운영, 해외 주식 리포트 발간 등으로 예전보다 해외주식 투자 여건이 좋아졌다는 점도 해외 직투 열풍에 한몫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매매와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로 해외 직투족 잡기에 나섰다. 문제는 어떤 증권사도 해외 주식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외 주식 투자는 '대박'을 낼 가능성도 높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투자하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 국내 주식은 하루에 15% 이상 오르거나 떨어지지 못하도록 가격제한폭을 정해놓고 있지만 미국과 홍콩 증시엔 가격제한폭이 없다.
안정적일 것 같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하루만에 10% 넘게 급락하기도 했고 2012년에는 구글도 하루에 9% 이상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미국의 애플과 테슬라를 비롯해 일본의 넥슨, 중국의 치후 등도 하룻밤 사이에 10~20% 급락한 적이 있다. 매매차익을 냈더라도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수익률이 낮아져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땐 환율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과거에도 해외 투자 붐이 일어난 적이 있다. 2006~2007년에 아기 업은 주부까지 증권사 객장으로 불러모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중국펀드는 원금이 반토막나면서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에 대한 불신을 남겼다. 2007년 하반기에 출시된지 보름만에 4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던 인사이트펀드는 수많은 광고와 기고 등을 통해 기존 주식형펀드보다 안전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역시 큰 손실을 냈다.
저금리와 박스권 증시 속에서 투자자들이 해외 직접 투자를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찾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증권사들로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생겼다. 해외직접투자가 투자자와 업계 모두에 오랜기간 먹을거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일부터 해야 한다. 중국 투자 붐이 남긴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