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기업, 상장 유치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기자수첩]中기업, 상장 유치만큼 관리도 중요하다

김성은 기자
2014.09.02 17:21

국내 증시가 중국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중국계 자금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가 누적금액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는가 하면 화장품, 가정용품 등 중국 내수시장 수혜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도 중국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상장유치부 직원들은 지난달 중국 지방정부 초청으로 한국 증시 상장을 원하는 현지기업을 방문했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기업 상장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한쪽에선 중국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있다. 2009년에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원양어업 기업인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들은 현재 회사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주주들은 지난 7월 중국대사관 앞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상장 당시만 해도 4000억원에 달했던 중국원양자원의 시가총액은 최근 1000억원대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중국 현지 경영진이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 주주들의 주요 불만 사항이다. 주주측은 크게 떨어진 장화리 대표의 지분율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중국 당국의 외환송금 규제를 이유로 이는 번번히 묵살됐다. 주주들은 "한국거래소는 불법행위를 일삼는 중국기업 상장을 중단하라"며 당국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은 중국원양자원을 둘러싼 문제가 분식회계 및 상장폐지로 얼룩진 제2의 고섬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주주 권익에 해가 될 만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아쉽다.

가령 중국원양자원의 주주들과 중국 회사의 유일한 소통창구였던 한국사무소가 폐쇄된지 이미 수 개월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당국 관계자들은 "국내 상장사들에 대해서도 IR(기업설명회) 활동을 강제하진 않는다"고 해명하지만 국내 기업보다 소통창구가 훨씬 좁은 외국 기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중국원양자원이 '먹튀'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공시를 내자 금융감독원이 경영권 분쟁 중이라는 이유로 뒤늦게 철회를 유도한 일도 있다. 공모 발행이 아닌 이상 사전에 발행 여부를 파악해 제재할 수 없다는 것이 설명이었다.

먹거리가 부족한 국내 증시환경에서 국경을 넘어선 새로운 기업 발굴은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마땅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 외국기업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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