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김해의 화포천 근처에 둥지를 튼 새 한마리가 화제다. '봉순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황새'가 그 주인공이다. 봉순이가 등장과 함께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각되며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선 이미 사라진 귀한 새여서다. 텃새였던 황새는 43년전인 1971년 멸종했다. 충북 음성에 마지막으로 한 쌍이 남아있었지만 밀렵꾼의 총에 수컷이 죽으면서 야생에선 더 이상 황새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서울동물원으로 옮겨진 암컷도 1994년에 생을 마감하면서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황새의 존재는 잊혀졌다.
봉순이가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유는 또 있다. 우리나라처럼 황새가 멸종된 일본에서 건너왔기 때문이다. 봉순이의 고향은 화포천에서 600㎞ 정도 떨어진 일본의 효고현 도요오카다. 황새마을로 유명한 이 지역은 1965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에 공을 들여온 곳으로 2005년 처음으로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2012년생인 봉순이도 이 사업의 결실로 태어난 황새다. 우리나라도 마침 황새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충남 예산 황새마을에서 내년에 황새 방사를 계획하고 있어 봉순이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봉순이가 살고 있는 화포천과 같은 환경이 조성되면 복원사업의 성공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실제로 폐수로 오염된 하천과 농약으로 죽어버린 땅이 자리잡고 있던 화포천 일대는 최근 습지 복원사업과 유기농법으로 환경이 다시 살아나면서 황새가 머물 수 있는 최적의 서식지로 거듭나고 있다. 주변 환경에 극힌 민감한 황새가 스스로 찾아왔다는 사실은 이 지역의 자연이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징표인 셈이다.
서두부터 장황하게 '봉순이' 얘기를 늘어놓은 것은 연일 맥을 못추고 있는 한국증시 때문이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취임과 함께 '초이노믹스'로 요약된 경기부양책이 나오며 증시가 힘을 받는 듯하더니 글로벌 달러 강세 심화와 엔화 약세 가속,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에 정책 모멘텀 부재까지 겹치며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어느 때보다 우리 증시에 봉순이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하지만 바라기만 한다고 해서 찾아올리 만무하다. 봉순이가 선택한 화포천과 같이 증시로 자금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급선무다.
우선 정부가 이달중에 발표하겠다고 한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도 이 중 하나다. 여기엔 증권거래세 인하,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 비과세조치 부활, 차익거래 관련 거래세 면제나 인하, 연기금 주식 투자 비중 확대, 연금 상품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퇴직연금 운용요건 완화 등 기관투자자 육성과 배당수익률 제고, 기업공개(IPO) 규제 완화 등 금융투자업계가 제안하고 있는 증시 활성화 방안도 눈여겨 볼만하다.
"여전히 한국 증시엔 희망이 있다"는 한 증권맨의 확신처럼 이제부터 멍석을 깔고 봉순이를 기다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