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이달 들어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던 우리 증시가 모처럼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비우호적 환율환경, 실적모멘텀 부재 등의 십자포화를 맞아 급락했던 낙폭과대주들이 일제 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낙폭과대주의 반등은 기관의 강한 매수세 덕에 가능했다. 관건은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11% 오른 1929.25로 마감했다. 지수로만 보면 1930을 밑돈 수준이라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수 이외의 지표를 보면 꼭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우선 상승종목 수가 515개로 전일(143개) 대비 3.6배에 달했다. 하락종목 수는 297개로 전일(700개)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시장 전반에 온기가 두루 퍼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기관이 전일 373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2500억원 규모로 순매수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만하다. 지난달 하순 이후 전일까지 5% 이상 코스피가 급락한 데에는 외국인 매물을 받아낼 만한 강한 맷집의 매수주체가 없었던 것도 한 원인이었다. 이틀간 62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기관의 등장은 수급공백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관 매수세가 집중된 업종은 금융업(+597억원) 철강금속(+366억원) 화학(+272억원) 운수장비(+253억원) 등이 있다. 이 중 금융업종을 제외하고는 최근 급락장세에서 코스피지수를 주로 끌어내린 경기민감 업종으로 꼽히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기관이 낙폭과대주를 저가매수 관점에서 주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기관 순매수 지속에 따른 낙폭과대주 반등에 대해 엇갈린 평가들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달러강세 추세가 꺾이지 않아 우리 자본시장에는 불리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고 있고 국내 상장사, 특히 낙폭과대주의 실적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인 만큼 이번 매수세는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이달 코스피 하락폭이 확대된 원인은 선진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둔화 우려 때문"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에 유동성 유입이 지속되려면 선진시장의 대안으로서의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그럴 만한 유인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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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상장사들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시장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도 있어야 하고 수요환경도 뒷받침되는 등 3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규제완화 등 정책변수로 인해 증권주가 뜨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도 오늘 반등한 나머지 업종들은 아무 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낙폭과대주의 경우 단지 '싸다'는 것 외에는 살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며 "곧 발표될 중국의 3분기 경제지표도 만족스럽지 않게 나와서 우리시장 안팎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 낙폭과대주를 사야할 요인도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수급환경 개선 및 밸류에이션 매력증가로 낙폭과대주의 반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처럼 코스피 PBR(주당순자산가치)이 0.9배를 약간 웃도는 정도로 떨어진 상황에서는 연기금 등 주요 수급주체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었다"고 말했다.
또 "주식예탁금 증가추이 등을 비춰볼 때 개인 투자자 심리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심리 개선으로 투신권 매수자금으로 이어지는 펀드자금 유입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특히 "현재 주요지표를 보면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적다"며 "코스피가 (조정받기 이전 수준인) 2000선까지 복귀할 때까지는 기관수급이 지속적으로 받춰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낙폭과대주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이들 종목에 대한 눈높이는 충분히 낮아진 상태"라며 "낙폭과대주의 각종 지표가 절대적으로 싸다는 점을 말해주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매수세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