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11월 첫 주(3일~7일) 국내 증시는 '환율장세'라는 말로 요약된다. 일본 엔화의 추가약세 우려로 롤러코스터를 탔던 증시는 주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엔화약세에 연동한 원화약세 흐름에 안정세를 되찾았다.
현대차(489,500원 0%)주가흐름이 최근의 환율장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달 31일 증시에서 17만45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그날 BOJ(일본중앙은행)의 10조~20조엔 추가양적완화 발표로 17만원으로 주저앉았고 이번 주 들어서는 장중 14만9000원(5일)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엔/달러환율이 114엔을 넘어설 정도로 올라선 가운데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도가 높은 주요 수출주의 실적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빚어진 현상이었다. 이후 원/달러환율이 1090원대로 올라서며 엔화약세에 동조하는 흐름을 보이자 현대차 주가도 다시 강하게 반등했다.
이같은 흐름은LG화학(356,000원 ▲1,000 +0.28%), 롯데케미칼 등 화학주,SK이노베이션(122,400원 ▼1,600 -1.29%), S-Oil 등 정유주,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전주말에 비해서는 다소 모자라지만 엔저공포로 인한 충격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하지만 아직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엔화-원화 동조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데다 내주로 예정돼 있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관련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그렇다고 기업실적 모멘텀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결국 환율이라는 대외변수에 의해 시장이 좌우되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원/달러환율 급등세가 다소나마 누그러질 경우 '차·화·철'(자동차 화학 철강)로 대변되는 경기민감주와 코스피시장 전체의 흐름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주 코스피는 장중 저점(1923.05, 6일)과 고점(1961.04, 3일)간 격차가 38포인트 가량 발생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내주 더 큰 폭의 변동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대우증권이 내놓은 내주 코스피 전망치는 1890~1970이다. 상단과 하단간 격차가 80포인트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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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엔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고 엔화-원화가 동조해서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며 "이같은 효과는 며칠간 일시적일수는 있어도 향후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양적완화를 가동하는 일본이나 유동성 확대를 준비하는 유럽에 비해 한국은 환율을 약세로 돌리기에 정책의 힘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인하나 정부의 환율개입에 대한 기대가 다소 과도하게 선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환율은 다시 레벨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아람 대우증권 연구원도 "당장 다음주 13일 금통위에서 (추가금리인하 등) 정책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연내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의 금리하락세는 글로벌 금리가 상승세로 가는 것과 다른 방향을 보이고 있고 이는 대내외 금리차 축소로 이어져 국내시장 투자메리트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엔화약세 여파로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기계, 철강 등 업종이 부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내수주 및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반면 현재의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주 코스피가 1920선에서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1970선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 양적완화에 미국금리 인상가능성, 유럽 경기부양 기대가 가세하며 원화약세도 같이 전개됐다"며 "과거와 같이 엔저 피해주에 대한 일방적 매도나 투자심리 위축 등 원/엔환율의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엔/달러 환율 급등세가 잦아들면 엔저 공포에 시달렸던 업종들이 코스피의 분위기 반전을 주도할 수 있다"며 "코스피는 1930선 지지력을 바탕으로 1960선 회복 및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