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해외 주식을 직접 사는 이유는 세금 때문입니다. 해외 주식을 직접 사는게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거든요. 펀드를 이용하면 적은 돈으로 분산투자와 환율관리가 가능한데 투자자들이 세금 때문에 이런 장점을 모두 포기해 안타깝습니다. 결국 세제정책이 투자자들을 리스크가 더 큰 해외 개별 주식으로 몰고 있는 셈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사장은 최근 해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반면 해외펀드 투자는 꾸준히 줄고 있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7일부터 홍콩 증권거래소를 통해 중국 본토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후강퉁이 시행되면서 증권사에는 중국 주식을 사겠다는 주문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후강퉁으로 중국 증시 상승의 수혜가 기대되는 중국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면 매매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에 대해 양도소득세 22%와 배당소득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반면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주식의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을 모두 합한 수익에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하고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이 모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돼 최대 41.8%까지 세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내년부터는 해외펀드 손실상계도 적용되지 않는다. 손실상계란 해외펀드 비과세기간인 2007년 6월1일부터 2009년 12월31일 중에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이익과 상계처리해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도록 한 조치를 말한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고령화가 진행돼 은퇴 후 노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산 다각화의 필요성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도 투자의 지평을 넓혀야 하는 이유다.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면 이왕이면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고 전문적인 환율관리도 이뤄지는 펀드 쪽으로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정책당국은 세제 하나가 국내 가계의 자산배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건전한 자산배분을 유도하는 세제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