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유가영향 끝, ECB·국내 정책변수 중요" VS "디플레 우려 커지는중"
지난달 하순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합의 불발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락의 여파가 이틀째 국내증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유가급락의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1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9% 내린 1965.22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일까지 4거래일간 1980선을 지지해왔으나 WTI(서부텍사스유),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 급락세가 심화되며 낙폭을 키웠다. 이날 낙폭은 지난달 4일(-0.91%) 이후 한 달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정유, 조선 등 피해업종의 낙폭도 컸다. 지난달 27일 OPEC 감산합의 불발결정 직후인 28일 증시에서 6.6% 이상 급락한SK이노베이션(122,400원 ▼1,600 -1.29%)은 이날도 4.55% 하락, 이틀만에 11% 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대우조선해양(123,400원 ▼100 -0.08%)도 11% 급락했다. 이외 화학, 건설, 철강 등 업종도 약세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유가의 영향은 일단락됐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가의 추가급락 우려로 하락종목의 주가가 더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유/화학 업종의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기는 했지만 현재 수준은 유가급락 영향이 상당부분 반영돼 있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유가가 반등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유/화학 등 유가하락 피해주의 주가가 추가로 더 떨어질 여지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재의 유가급락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으로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도한 것도 한 원인"이라며 "내년 6월이나 돼야 OPEC회의에서 감산여부를 논의하겠지만 그 전에라도 미국·러시아 사이에 관개가 개선이 된다면 유가하락도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영향이 제한된다면 남은 변수는 무엇이 될까. 서 팀장은 4일로 예정돼 있는 ECB(유럽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관련 카드가 나올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ECB가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카드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혹시라도 국채매입 등 구체적 방안이 나올 경우 우리 증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팀장은 대내이슈의 영향이 보다 클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나 부동산 활성화 등 '초이노믹스' 관련법률이 2일로 예정된 2015년 예산안 논의시한과 함께 처리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정부의 경기부양 카드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증시는 긍정적 영향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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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과 달리 유가영향이 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항공·해운 등이 유가급락 수혜주라는 이유로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유가급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는 부분"이라며 "유가급락은 간접적으로 내년 글로벌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이 그만큼 줄어드는 걸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거나 현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정유, 조선,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개선은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며 "IT, 자동차 등 업종에도 디플레이션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매력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