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자 새민련 의원 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재계 반발
기업의 선택권 침해 등 논란을 빚었던 '임원 성별 공시'를 자본시장법에 포함시키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의 통과되면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반기보고서에 임원의 성별과 등기 여부를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는 내용이 법제화된다. 현재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공시서식 기준에 임원 성별을 표기하게 돼 있다.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12월29일에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분기·반기보고서에 임원의 성별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발의안에서 "1.9%로 세계 최하위권인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부터 사업보고서에 임원 성별을 표기하도록 했다"며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확대 독려라는 정책적 필요에 따라 추가된 항목이므로 금융감독원의 공시서식을 변경하는 방식보다 법에 명시적인 근거를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상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을 고쳐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와 분·반기 보고서의 임원 현황에 임원의 성별을 기재하도록 했다. 박 의원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기업의 의무가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임원의 성별 기재를 법제화해 상징적 의미를 확대하고 추후 금융당국의 자의적 변경을 막는 효과가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미 공시 관련 시행령에 임원 성별 기재가 의무화된 상태라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기업이 임원의 성별 기재를 위반했을 때 가해지는 처벌도 '투자 판단에 영향을 끼친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제화'라는 무게감 때문에 기존 시행령에도 불만을 드러냈던 재계는 다시 반발하고 있다. 이번 법개정 추진이 여성임원할당제 도입논의로 이어질지 우려하는 것이다.
이철행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회사마다 다른 업태나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여성 임원의 비율에 따라 여성 친화적 회사와 남성 위주의 권위주의적 회사로 구분하게 될 소지가 있다"며 "외부의 압박을 통해 강제적으로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려 하기 보다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기업에 특성화기업 지정 등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혜자 의원측은 "(기업들이) 여성 임원 비율에 대해 무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상징적 의미에서 법제화를 추진하게 됐다"며 "이와 관련한 부수적인 문제점 등은 향후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회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해 풀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