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물·옵션시장의 증거금률이 대폭 인상됐다. 이에 따라 14개 종목이 파생상품의 가격 변동이 없어도 바로 마진콜(Margin Call, 증거금 추가납입 요구) 대상에 걸리게 됐다. 추가증거금이 최초 투자금을 웃도는 상황도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거래소가 변경된 인상률을 너무 늦게 통보해 투자자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주식선물 32개와 주식옵션 4개 등 총 36개 종목의 유지증거금률을 최소 1%포인트에서 9.5%포인트까지 인상했다. 위탁증거금률도 1.5%포인트에서 14.25%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인상조치는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장 종료 후 증거금을 산출할 때부터 적용됐다. 지난해 12월29일 거래소 공지일로부터 불과 3거래일만이다.
위탁증거금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를 개시할 때 납부하는 증거금이다. 유지증거금(거래증거금)은 파생상품을 보유하기 위해 계좌에 최소한도로 유지해야 하는 증거금이다. 유지증거금률은 위탁증거금률의 2/3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삼성테크윈 선물의 경우 유지증거금률이 7%에서 16.5%로, 위탁증거금률이 10.5%에서 24.75%로 각각 인상됐다. 변경 후 유지증거금이 변경 전 위탁증거금보다 높다.
증거금률이 인상되기 전에 삼성테크윈 선물을 매수한 투자자는 선물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더라도 바로 마진콜 대상이 된다. 마진콜이란 보유자산 가치가 유지증거금 수준에 미달할 경우 거래소가 투자자에게 증거금 추가 납입을 요구하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가 마진콜에 응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가 강제로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마진콜로 인해 추가증거금을 낼 때는 유지증거금률이 아닌 위탁증거금률이 적용된다. 최초 거래를 개시할 때 수준으로 증거금을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삼성테크윈처럼 자동적으로 마진콜 대상이 된 종목은 추가증거금이 최초 투자금액 전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삼성테크윈 선물 1계약의 가격을 2만2000원으로 가정하면 1계약을 매수할 때 필요한 위탁증거금은 종전 증거금률(10.5%) 기준으로 2만3100원이다.(2만2000원*거래승수 10*증거금율 0.105%) 1억원이 있으면 4329계약(1억원÷2만3100원)을 살 수 있다. 유지증거금은 최초 매매당시 위탁증거금 1억원의 2/3인 6666만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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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상안이 적용된 후 4329계약의 삼성테크윈 선물을 보유하기 위한 유지증거금은 1억5714만여원(2만2000원*10*0.2475*4329계약*2/3)으로 인상 전 위탁증거금(1억원)보다 더 높아진다. 인상된 증거금률을 기준으로 삼성테크윈 선물 1계약을 매수하기 위해 필요한 증거금이 5만4450원으로 종전(2만3100원) 대비 약 2배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내야 할 추가증거금은 증거금률 인상 후 산정된 위탁증거금(2억3571만원)과 보유자금(1억원)의 차액인 1억3571만여원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계약매수 후 해당자산의 가치가 떨어졌을 경우 투자자 부담은 더 커진다.
삼성테크윈처럼 변경 후 유지증거금이 변경 전 위탁증거금보다 높아지는 선물은LG화학(397,000원 ▼10,500 -2.58%),삼성전기(832,000원 ▲5,000 +0.6%),롯데케미칼(113,900원 ▼4,100 -3.47%),S-Oil(134,500원 ▲200 +0.15%),현대중공업(461,500원 ▼10,500 -2.22%),대상(20,700원 ▼150 -0.72%),두산중공업(127,100원 ▼2,100 -1.63%),호텔신라(65,500원 ▼2,200 -3.25%), 현대자동차,현대위아(82,700원 ▼3,500 -4.06%),삼성SDI(695,000원 ▼17,000 -2.39%),현대건설(161,800원 ▼6,800 -4.03%)등 13개다. 현대자동차 옵션까지 더할 경우 증거금률 인상으로 인해 가격변동 없이도 마진콜 대상이 돼 버린 종목의 수는 14개에 달한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부서 관계자는 "인상폭 자체가 컸을 뿐 아니라 증거금률 인상만으로 마진콜 대상이 돼 버린 종목이 속출했는데 거래소의 통보가 너무 늦어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지난해 폐장일 직전인 12월29일에야 공문이 들어와 증권사들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알리기에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증거금률 통보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거래소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거래소 증거금률 관련 규정에 따라 조정 전 3거래일 전에 통보했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한다"고 비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 분기마다 거래소 임직원으로 구성된 증거금위원회를 개최해 증시 변동성 등을 감안해 증거금률을 조정한다"며 "변동성이 클 경우 증거금률이 인상되고 반대로 변동성이 작을 경우엔 인하될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변동성이 커진 것을 반영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